시애틀 지역 한인 진보단체인 시애틀늘푸른연대가 지난 8일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관련해 즉각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속에 호르무즈 해협에 해상초계기 P-8A, 군수지원함 소양함, 폭발물처리반(EOD) 등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비전투 목적’의 ‘실질적 기여’로 규정하고 있으며, 실제 파견이 이뤄질 경우 2004년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 이후 22년 만에 미국 요청에 의한 파병이 된다. 파병 인원은 초계기 승무원과 정비 인력, EOD 병력 등을 합쳐 약 50명 규모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국회 동의 등 법적 절차를 거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시애틀늘푸른연대는 성명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을 “국제법과 유엔헌장이 금지하는 명백한 침략 행위”로 규정하고, 어떤 명분을 붙이더라도 침략전쟁에 병력과 군사 자산을 보내는 것은 곧 전쟁 당사자가 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정부가 파견될 전력을 ‘전투병이 아닌 군수지원함과 초계기’라고 강조하는 데 대해, 분쟁 지역에 군을 보내 미군 작전을 지원하는 순간 그 명칭과 무관하게 참전이자 침략 가담 행위라고 반박했다.
단체는 대한민국 헌법 제5조 제1항의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며, 호르무즈 파병이 이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명분 없는 전쟁에 청년들을 파병했던 역사를 거론하며, 입대를 앞두거나 복무 중인 청년들의 생명과 미래가 강대국 간 지정학적 거래의 협상 카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병이 현실화될 경우 현지 교민과 선박, 중동 지역 동포들의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시애틀늘푸른연대는 △호르무즈 파병 검토의 즉각 전면 철회 △’비전투’, ‘실질적 기여’ 등 표현으로 파병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고 침략전쟁 가담 여부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힐 것 △군사적 기여가 아닌 외교적 해법과 평화 중재에 국력을 집중할 것 △국회가 파병 동의 절차에서 헌법 제5조의 정신에 따라 이를 단호히 저지할 것 등 네 가지를 요구했다. 단체는 “재미동포 사회와 함께 조국이 침략전쟁의 공범이 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파병 철회 시까지 국내외 시민사회와 연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시애틀늘푸른연대는 2024년 말 한국의 계엄령 정국 당시 시애틀센터에서 계엄령 반대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네 차례 주최한 단체로,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한인 진보단체로 꼽힌다. 지난 4월에는 미셸 박 스틸 전 연방 하원의원의 주한미국대사 지명에 반대하는 성명을 지명 당일 발표했으며, 지난 6월에는 타코마 피플스 파크에서 열린 ‘No Kings’ 시위에 회원 10여 명이 부스를 설치하고 한반도 평화와 전쟁 반대 메시지를 담은 책자를 배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조선학교 차별 반대를 다룬 다큐멘터리 상영회에도 공동주최 단체로 참여하는 등 재일동포 인권 문제로도 연대 활동을 넓혀왔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