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마 ICE 구금센터 140명 단식농성, 연방의원 긴급 방문

랜들·덱스터 연방하원의원, 예고 없이 방문해 시설 점검…의료동 접근은 불허

시애틀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현장을 취재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워싱턴주 타코마의 노스웨스트ICE처리센터(Northwest ICE Processing Center)에서 구금자 140명이 나흘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연방 하원의원 2명이 예고 없이 시설을 찾아 실태 점검에 나섰다.

시애틀타임스 취재에 응한 구금자와 지원단체들에 따르면 이 시설에서는 고기가 붉은 생고기 상태로 나오거나 아예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단백질 2온스(약 57g) 안팎의 적은 양에 그친다고 한다. 점심이 오후 5시, 저녁이 자정에 나오는 등 정상적인 식사시간과도 크게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난 12일부터 구금자 140명이 나흘째 음식을 거부하고 있다.

지원단체들은 올해 들어서만 이번이 20번째 단식농성이라며, 이는 구금자들이 더 나은 음식과 의료서비스를 요구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저항 수단 중 하나라고 시애틀타임스에 설명했다. 이 시설에는 현재 1천4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민 사건과 관련해 기한 없이 구금돼 있다.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연방 하원의원 매신 덱스터(민주·오리건)와 에밀리 랜들(민주·워싱턴)은 14일 예고 없이 이 시설을 찾아 실태를 점검했다. 덱스터 의원은 취재진에 “몇 끼를 계속 거를 정도라면 극심한 고통 상태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여러 수용동과 주방은 둘러볼 수 있었지만 의료동과 의료진에 대한 접근은 거부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구금자들의 건강 상태와 단식 관련 우려에 대한 질문 상당수도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거나 얼버무려졌다고 의원들은 밝혔다.

시설 측은 의원들에게 연속으로 9끼를 거부해야 공식적으로 ‘단식농성’으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12일 기준으로 거의 열두 끼 가까이 식사를 거부한 상태였지만, 시설 측은 일부 구금자가 매점 음식을 나눠 먹었다고 밝혔다. 다만 시설 간호사들은 단식 중인 두 수용동 구금자들에게 물을 마시고 다시 식사를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신문은 보도했다.

의원들은 주방이 공석 4자리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시애틀타임스는 이 시설이 앞서 연방 국토안보부 감찰관실과 이민구금옴부즈맨실 조사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제공하고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이 시설은 미국 전역에서 십여 곳이 넘는 이민구금시설을 운영하는 민간 위탁업체 지오그룹(GEO Group)이 운영한다. 신문에 따르면 이 업체는 그동안 비인도적 처우와 학대 의혹을 여러 차례 받아왔으며, 지난 2월에는 피어스카운티에서 직원이 폭행 및 성적 학대 혐의로 피소되기도 했다. 업체 측은 시애틀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시애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014년부터 이 시설의 폐쇄를 요구해온 활동단체 라레지스텐시아(La Resistencia)는 연간 평균 12차례 단식농성이 벌어져 왔다며, 최근의 잦은 단식농성은 구금자들의 절박함과 처우 악화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이날 매달 열리는 연대 집회도 함께 열었으며, 약 100명이 이민자 권리 보장과 시설 폐쇄를 요구하며 참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집회 현장을 취재한 시애틀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단체의 조직국장 호세피나 모라청씨가 구금자와 전화 연결을 해 마이크로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스페인어로 통화한 구금자 루이스씨는 지원단체와 연락하고 음식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독방에 격리돼 야외 활동도 금지됐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소가죽 북소리에 맞춰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No están solos)”를 외쳤다.

시애틀에서 온 레이 이시이(64)씨는 자신의 모친이 아이다호주 미니도카 억류소에 수용됐던 경험 때문에 집회에 참석했다고 신문에 말했다. 그는 철조망 뒤로 낮게 늘어선 콘크리트 건물을 바라보며 “부모님이 2차 세계대전 당시 겪은 일이 떠오른다”며 “그런 일을 넘어섰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고 말했다.

마이라리 무뇨스(28)씨에게 이 시설 정문은 10여년 전 9개월간의 구금 끝에 풀려난 어머니를 데리러 왔던 아픈 기억이 서린 곳이다. 시애틀타임스 인터뷰에서 그는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으며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며 성적이 떨어지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체포나 추방 이후 남은 시간 동안 가족들이 겪는 상처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남편이 두 달 전 조경일을 하러 가던 중 이민세관단속국에 체포됐다는 25세 여성 H. 루세로(가명 이니셜)씨는 이날 한 살배기 딸을 안고 남편 면회를 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부부는 결혼 2주년과 딸의 첫걸음마도 함께하지 못했다. 루세로씨는 남편이 단식농성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매주 만날 때마다 야위어가는 게 눈에 띈다고 말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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