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순통근자 5년 새 3만 5천 명 줄어

재택근무 확산이 만든 통계 착시…거주자는 늘고 출근자는 줄었다

시애틀을 비롯한 미국 대다수 대도시는 평일이면 인구가 늘어난다.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일터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늘어난 인구를 ‘주간 인구(daytime population)’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 인구조사 자료를 보면, 시애틀을 비롯한 많은 도시에서 이 주간 인구 증가 폭이 예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타임스는 정책 전문가들이 ‘순통근자(net commuters)’라고 부르는 지표를 분석했다. 순통근자는 도시로 출근하는 사람 수에서 도시 밖으로 출근하는 사람 수를 뺀 값이다. 대부분의 대도시는 이 값이 양수, 즉 도시 밖에서 들어오는 통근자가 도시 밖으로 나가는 통근자보다 많다.

이 수치는 인구조사 자료를 활용해 계산할 수 있다. 도시에 살면서 일하는 사람 수와 관계없이, 해당 도시 안에서 일하는 전체 인원에서 그 도시에 살면서 직업이 있는 주민 수를 빼면 된다. 시애틀의 경우, 이 계산을 해보면 팬데믹 이후 통근자 수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2019년에는 평일 기준 약 66만 3,800명이 시애틀에서 일했다. 반면 시애틀에 거주하며 직업이 있는 사람은 약 46만 1,500명이었다. 두 수치의 차이, 즉 순통근자 잉여는 약 20만 2,300명이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24년 기준으로는 시애틀에서 일하는 사람이 64만 3,300명으로 줄었고, 시애틀에 살며 직업이 있는 사람은 47만 6,400명으로 늘었다. 그 결과 순통근자 잉여는 약 16만 6,900명으로 줄었다. 5년 동안 하루 평균 약 3만 5,000명의 순통근자가 사라진 셈이며, 감소율로는 17.5%에 달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흐름도 보인다. 시애틀에 거주하며 직업을 가진 사람 수는 늘었는데, 정작 시애틀 안에서 일하는 사람의 총수는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다.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시애틀 인구는 2만 7,000명 늘었고, 이는 취업 상태인 거주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 그런데 같은 기간 시애틀에서 일하는 사람 수는 왜 줄었을까. 그 답은 팬데믹 이후 확산된 재택근무에 있다.

2020년 이전만 해도 재택근무는 흔치 않은 근무 형태였다. 2019년 시애틀 광역권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취업자 비율은 7%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에는 이 비율이 31%까지 치솟았다. 이후 점차 낮아져 2024년에는 약 19%를 기록했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여전히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이러한 변화가 통계에 미치는 영향은 이렇다. 예전에는 시애틀로 출근하다가 지금은 교외 자택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은 더 이상 ‘시애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집계되지 않아 시애틀의 주간 인구에서 빠진다. 반대로 예전에는 레드먼드나 벨뷰로 출근하다가 지금은 재택근무를 하는 시애틀 거주자는 오히려 ‘시애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새롭게 집계돼 시애틀의 주간 인구를 늘리는 효과를 낸다.

결과적으로 시애틀은 주간 근로자를 잃은 셈이 됐다. 교외에서 시애틀로 들어오던 통근자가 크게 줄어든 효과가, 예전에 시애틀 밖으로 나가다가 지금은 재택근무를 하게 된 거주자로 인한 증가 효과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시애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50대 도시를 대상으로 같은 방식의 분석을 해보니, 시애틀의 통근자 감소는 훨씬 더 큰 전국적 재편의 일부였다.

50개 도시 가운데 36곳에서 순통근자가 줄었다. 절대적인 감소 규모로 보면, 시애틀이 잃은 약 3만 5,000명의 하루 통근자는 전체 도시 중 12번째로 큰 감소 폭이었다.

감소 폭이 가장 큰 도시는 샌프란시스코로, 같은 5년 사이 순통근자가 약 10만 5,000명 줄었다. 워싱턴 D.C.도 약 9만 명이 줄어들며 뒤를 이었고, 시카고에서도 하루 통근자 약 8만 7,000명이 사라졌다.

이러한 흐름을 거스른 도시는 대부분 선벨트 지역에 몰려 있었으며, 그중 5곳이 텍사스주에 있었다. 휴스턴은 순통근자가 5만 4,000명 늘어 모든 도시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휴스턴은 인구와 거주 취업자 수 모두 크게 늘었다.

휴스턴은 순통근자 규모 자체로도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024년 기준 순통근자가 82만 7,600명에 달해 뉴욕을 앞질렀다.

대부분의 대도시는 통근자가 도시 안으로 들어오면서 주간 인구가 늘어나는 순통근자 흑자 구조지만, 일부 도시는 반대로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보이기도 한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가 대표적이다. 2024년 기준 새너제이는 도시 밖에서 일하는 거주자 수가 도시 안으로 들어오는 통근자 수보다 약 7만 1,800명 더 많았다. 새너제이 주민들이 산타클라라, 서니베일, 마운틴뷰, 샌프란시스코 등 인근 일자리 중심지로 흩어져 출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에서 매일 20만 명이 넘는 통근자가 시 경계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시절은 이제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통계가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실이 하나 있다. 시애틀의 주간 근로 인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재배치됐다는 점이다. 월요일 아침 도심 고층빌딩은 예전보다 한산해졌을지 몰라도, 그 일은 어딘가에서 – 재택 사무실이든 교외든 시 경계 밖의 또 다른 일자리 중심지든 –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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