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지 시애틀총영사, 20일 포르투갈로… 역대 최장수 임기 마무리

부임 4년 4개월 1일... 역대 시애틀총영사 최장수 기록

서은지 주시애틀총영사가 2022년 3월 9일 부임한 이래 2026년 7월 10일 현재까지 정확히 4년 4개월 1일을 근무한 뒤, 오는 20일경 시애틀을 떠나 새 임지인 포르투갈로 향한다. 후임인 장성길 신임 총영사는 24일경 시애틀에 부임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인사에서 서은지 총영사를 주포르투갈 대사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후임 시애틀총영사에는 장성길 코트라(KOTRA) 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장이 임명됐다. 서 총영사의 재임 기간인 4년 4개월 1일은 재외공관장의 통상적인 보직 주기인 3년보다 1년 4개월 이상 긴 기간으로, 비율로 따지면 통상 임기보다 약 44% 더 길게 근무한 셈이다. 앞서 시애틀총영사관의 최장 재임 기록은 초대 장윤걸 총영사의 약 3년 8개월이었는데, 서 총영사는 지난해 말 이 기록을 넘어선 데 이어 최종적으로 4년 4개월 1일을 근무해 역대 최장수 시애틀총영사로 남게 됐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근무지 이동을 넘어, 외교적 대표성과 책임의 범위가 확대되는 이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애틀총영사는 미국 북서부 일정 지역을 담당하며 영사 업무와 재외국민 보호, 동포사회 지원, 지역정부·경제계와의 협력을 주로 맡는 자리다. 반면 대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포르투갈 중앙정부와 정치·경제·안보·문화 전반의 양국 관계를 총괄하는 국가 단위의 공관장이다. 지역 단위 총영사관장에서 한 국가 전체를 책임지는 대사관장으로 이동한 만큼, 외교적 대표성과 의전상 위상이 한층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서 총영사가 통상적인 근무 기간보다 긴 4년 4개월 1일을 시애틀에서 근무한 뒤, 본부 복귀 절차 없이 곧바로 대사직에 임명됐다는 점은 외교부가 그를 계속 공관장으로 활용할 역량과 경험을 갖춘 인물로 판단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서 총영사는 시애틀 부임 전 이미 외교부 공공문화외교국장을 지낸 국장급 외교관이었던 만큼, 이번 인사는 신규 고위직 승진이라기보다 고위 외교관 내에서 책임과 대표성이 더 큰 보직으로 옮겨가는 경력상의 상향 이동이자 중용 인사로 평가된다. 직업 외교관이 총영사를 거쳐 대사로 임명되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며, 과거에도 주샌프란시스코총영사가 주브라질대사로 임명된 사례가 있기도 하다.

서 총영사의 재임 기간을 대표하는 성과는 시애틀한국교육원 재개원이다. 서 총영사는 2022년 부임 당시 교육원 재개설을 첫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후 한국 교육부와 총영사관, 지역 교육계, 한인사회의 협의를 거쳐 지난해 4월 24일 벨뷰에서 교육원을 공식 재개원했다. 이는 1999년 폐원한 지 26년 만이다. 교육원에는 온·오프라인 강의실 3개와 도서관, 한국 유학 상담실이 설치돼 워싱턴, 오리건, 아이다호, 몬태나, 알래스카 등 서북미 지역의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교육부는 재개원에 기여한 공로로 서 총영사에게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여했는데, 이는 이 성과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공식 인정받은 재임 성과임을 보여준다.

서 총영사 재임 중에는 워싱턴주 교육 당국과의 협력이 확대되면서 현지 학교에 한국어 수업과 정규 과목을 개설하는 사업도 추진됐다. 2024년에는 3개 학교가 한국어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하도록 지원한 실적이 소개됐으며, 이후 벨뷰 타이중학교와 페더럴웨이 올림픽뷰 K-8 학교 등에서도 한국어반과 이중언어 과정이 확대됐다. 이는 한인 학생의 정체성 교육을 넘어, 현지 미국 학생들도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정규 교육과정에서 접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외교부 공공문화외교국장 출신인 서 총영사는 문화외교를 임기의 주요 축으로 삼았다. 2022년 한미수교 140주년을 기념한 보잉 항공박물관 한복 패션쇼를 시작으로, 2023년에는 한미동맹 70주년과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행사, 한국전 참전용사와 평화봉사단원 초청 리셉션을 열었으며, 조수미·조성진 공연과 대전시립무용단 공연도 추진했다. 시애틀 심포니, 시애틀 오페라, 시애틀 국제영화제, 시애틀 아트뮤지엄, 시애틀 매리너스 등 현지 대표 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했는데, 특히 매리너스의 ‘한국의 날’ 행사는 한인사회 내부 행사를 넘어 메이저리그 관중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주류 행사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 등과 협력해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기념하는 결의안이 워싱턴주 의회에서 채택되도록 지원했으며, 이를 법률로 제도화하는 작업도 뒷받침했다.

서 총영사는 2023년 시애틀에서 한인 여성이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장례식에 참석했으며, 시애틀시장과 경찰국장 등 지역 당국 관계자들과 함께 유가족과 지역사회를 위로했다. 총영사관은 시애틀과 페더럴웨이 경찰국 등과 한인 대상 안전·치안 세미나를 열었고, 서 총영사는 한인 밀집지역의 경찰 책임자들을 직접 만나 안전대책과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제·기술 분야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본사 등을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총영사관 내 중소벤처기업지원협의체를 운영했다. 2025년 ‘한국 중소기업의 날’에는 AI·드론·교통·에너지·돌봄 기술 분야의 한국 스타트업 15개사가 참가해 현지 파트너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한편 서 총영사는 시애틀총영사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영사로 부임했으며, 2024년에는 외국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아시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같은 해 월드코리안신문의 ‘베스트 공관장상’ 수상자로도 선정되며 시애틀한국교육원 재개설과 한국어 교육 확대, 김치의 날 추진 등이 주요 공적으로 소개된 바 있다.

시애틀 동포사회는 역대 최장 기간인 4년 4개월 1일을 함께한 서 총영사의 영전을 축하하면서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서 총영사의 시애틀에서의 풍부한 공공외교 경험이 앞으로 한국과 포르투갈의 교류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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