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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마 ICE 구금시설서 10년간 성폭력 172건 보고… UW 인권센터 보고서 충격

UW 인권센터 보고서, 2015~2025년 성폭력 172건 발생 확인

타코마에 위치한 노스웨스트 ICE 처리센터(Northwest ICE Processing Center)에서 지난 10여 년간 170건이 넘는 성폭력 및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충격적인 내부 자료가 공개됐다. 워싱턴주 시민들의 인권 침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 시설의 운영 기준을 오히려 더 낮춘 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대학교(UW) 인권센터(Center for Human Rights)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ICE와 시설 운영업체인 사기업 GEO그룹(GEO Group)이 내부 조사 과정에서 핵심 증거를 무시하고, 연방법이 의무화한 예방 조치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으며, 발생한 범죄를 사법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UW 인권센터 연구진은 정보공개법(FOIA) 소송을 통해 확보한 6,000여 페이지의 내부 문서와 4시간 분량의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5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노스웨스트 ICE 시설에서 최소 172건의 성폭력 또는 성추행 사건이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ICE와 GEO그룹의 자체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된 사건은 19건이었으며, 90건은 ‘입증 불가’, 36건은 ‘근거 없음’으로 분류됐다. 대부분은 구금자 사이에서 발생한 사건이었지만, 시설 직원에 의한 가해 의혹도 51건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사실로 확인된 사건은 단 1건뿐이었다.

연구진은 ‘입증 불가’로 분류된 사건 가운데서도 명백한 정황 증거가 있는 경우들을 발견했다. 한 사례에서는 구금된 남성이 2024년 6월 다른 구금자에게 네 차례에 걸쳐 강제로 성행위를 강요당했다고 신고했다. 이 진술은 이후 타코마 경찰의 DNA 분석 결과로 뒷받침됐다. 그러나 그 시점에는 이미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시설을 떠난 상태였고, 경찰은 결국 사건을 종결했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시설 직원과 구금자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 조사 과정에서 두 사람이 700통이 넘는 통화와 수백 건의 성적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연방법상 구금된 사람은 이런 관계에 합법적으로 동의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GEO그룹 관리자는 2023년 4월 이 관계를 처음 알게 됐지만 “범죄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으며, ICE에는 2024년 3월에야 보고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시설 측은 최소 54건의 사례에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법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고된 행위들에는 협박, 도촬,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노출 행위 등 연방 지침과 법률상 명백한 성폭력에 해당하는 사례들이 포함돼 있었다.

UW 인권센터 안젤리나 스노드그래스 고도이(Angelina Snodgrass Godoy) 소장은 “이 시설이 본질적으로 무법지대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제 새 계약을 통해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라고 비판했다.

ICE는 지난 3월 말 GEO그룹과 7개월짜리 ‘브릿지(bridge)’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오는 10월 27일까지 유효하며, 그 사이 연방 정부는 시설의 향후 운영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계약이 2004년 시설 개소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의 운영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새 계약에 포함된 조항으로, 주 또는 지역 법률이 연방법보다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할 경우 이를 무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워싱턴주 보건부(DOH)의 시설 점검을 의무화한 주법 등 지역 사회의 감독 노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 GEO그룹은 연방법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보건부 점검을 계속 차단해왔으며, 이 문제는 현재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

새 계약은 또 시설 수용 인원을 기존 1,575명에서 1,635명으로 늘렸으며, 이는 지역 조닝(zoning) 규정상 한도를 초과하는 수치다. 응급 상황에서 의료 조치가 더 지연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스노드그래스 고도이 소장은 “이는 말 그대로 생사가 걸린 문제”라며 “헌법조차 존중하지 않는 연방 기관에 우리 이웃들의 생명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계속 부여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 구금 시설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450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7개월 브릿지 계약 만료 이후의 운영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민자 권익 옹호 단체와 연구자들은 ICE가 노스웨스트 ICE 처리센터를 비롯한 GEO그룹 시설들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ICE가 시설을 직접 소유하게 될 경우 주 정부의 감독을 피할 수 있고, 지역 조닝 규정도 무시한 채 수용 규모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새 계약 문구는 ICE가 이미 시설에 대한 더 큰 법적 책임을 떠안으려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GEO그룹이 시설 운영과 관련해 소송을 당할 경우 ICE가 피고로 대체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연방 정부가 상당한 책임을 짊어지겠다는 보장 조항이 포함됐다.

스노드그래스 고도이 소장은 “ICE가 이런 종류의 범죄들을 적극 방어하는 입장에 서겠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ICE와 GEO그룹은 5일 본보의 입장 요청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양측은 그간 성폭력 및 성추행에 대해 “무관용(zero tolerance)” 정책을 공식 표방해왔으나, 이번 보고서는 이런 주장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줬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사진=구글어스] 타코마에 위치한 노스웨스트 ICE 처리센터(Northwest ICE Processing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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