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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6만 달러도 빠듯…시애틀 이주 2년차 캐터링 직원의 가계부

시애틀타임스, 생활비 기획 시리즈 '어포딩 시애틀' 첫 주인공 소개

시애틀 지역 주민들이 어떻게 살림을 꾸려가는지 들여다보는 시애틀타임스의 새 기획 시리즈 ‘어포딩 시애틀(Affording Seattle)’ 첫 주인공으로 캐터링 회사 직원 아드리아나 고메즈-웨스턴(33)이 소개됐다.

고메즈-웨스턴은 2023년 7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애틀로 이주해 캐터링 업체 콤파스(Compass)에서 일하고 있다. 세전 연봉은 약 6만 달러 수준이다. 그가 자란 노스캐롤라이나 평균 소득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지만 시애틀에서는 결코 여유롭지 않다.

“많은 돈일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고 그는 시애틀타임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근무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매달 손에 쥐는 금액은 약 3,500달러다. 사우스레이크유니언과 이스트사이드 일대의 기업 행사장에서 음식을 운반·서빙하고 정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 일을 하면서 시애틀, 특히 테크 업계 종사자들과 자신의 소득 격차가 얼마나 큰지 체감했다고 전했다.

가장 큰 지출은 주거비다. 그린레이크 인근 다인용 하숙집(boardinghouse)에서 단칸방 하나를 빌려 매달 830달러(공과금 포함)를 낸다. 학생과 단기 파견 간호사 등 최대 7명과 화장실·부엌을 공유하며, 별도의 공용 거실은 없다.

“집의 단점은 모든 공간이 빠짐없이 쓰인다는 점이다. 다들 각자 방에 격리돼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용 면에서는 단칸방 임대가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동은 주로 버스를 이용한다. 출퇴근에만 하루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차를 갖고 싶기는 하지만 기름값·보험료·주차비 등을 감안하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버스 정기권은 회사가 부담한다.

고메즈-웨스턴은 새 출발을 위해 시애틀행을 결심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프리랜서 작가 겸 편집자로 월 2,000달러가량을 벌면서, 노동 대가로 무상 주택을 제공받아 거주했다. 그러나 해당 건물이 거주용으로 허가받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처를 잃었다. 비슷한 시기 의뢰처들이 글쓰기 작업을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수입도 줄었다. 그는 모은 돈을 들고 북쪽으로 향했다.

또 다른 이유는 시애틀의 예술·문화 환경이었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더위에서 벗어나 사계절을 경험하고 싶다는 바람도 컸다. 안정적인 수입이 생긴 뒤로는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콘서트와 페스티벌을 찾아다닐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파이크플레이스의 래빗박스극장(Rabbit Box Theatre) 단골 출연자 브리트니 데이비스의 공연을 관람했다. 이번 주에는 외지에서 온 친구들과 센트럴살룬에서 비공개 헤드라이너 공연을 볼 예정이며, 같은 달 시애틀 펑크 록의 상징적 인물인 폴 솔거의 공연도 관람할 계획이다.

공연 관람에 별도 예산은 두지 않는다. 친구와 식사하고 공연을 보고 술 한잔까지 하면 하루 약 80달러가 든다. “월세가 적은 만큼 다른 데 쓸 여유를 남겨두려 한다”고 했다.

여가 시간에는 태평양 북서부 지역 음악을 다루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 할로우어스라디오(Hollow Earth Radio)에서 자원봉사 진행자로 활동한다. 이곳에서 음악을 선곡하고, 지역 음악인·작가·사진가·DJ를 인터뷰한다. 본인이 직접 창간한 독립 매체 ‘바이닐 어포세커리(Vinyl Apothecary)’에 리뷰도 쓴다. 다만 이 활동은 보수가 없다.

“내가 가장 잘하고 가장 좋아하는 일, 글쓰기로 생계를 꾸리기는 정말 어렵다”고 그는 말했다. 라디오·집필 작업에 필요한 음향 편집, 그래픽 디자인, 웹 호스팅 구독료에 매달 150~200달러를 쓴다고 추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쌓인 신용카드 빚 약 8,000달러는 매달 200달러씩 갚고 있다. 학자금 대출은 일시 유예 상태라 당장 상환 의무는 없다.

지난 1월에는 의료보험 자격도 잃었다. 콤파스는 평균 주 30시간 이상 근무하는 직원에게만 보험을 제공하는데, 1월 캐터링 수요가 줄면서 근무 시간이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자격을 얻기에는 소득이 많고, 개인 보험 시장에서 가입하면 월 약 400달러가 들어 가입을 포기했다. 봄철 일감이 늘면 다시 회사 보험에 가입하길 기대하면서 다치거나 아프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거처에서는 슬슬 벗어날 때가 됐다고 본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과 사는 데 지쳤다”며 자신만의 부엌과 화장실을 원한다고 말했다. 처음 하숙집에 들어간 이유 중 하나도 정식 임대 이력이 없어 단독 임대 신청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올여름이 지나면 현 거처에서 3년 임대 이력이 쌓이고, 캐터링 일감 회복으로 근무 시간도 늘어날 전망이다. 유흥비를 줄여 저축액도 더 확보할 계획이다. 보증금과 첫 달·마지막 달 월세 등 이사 비용을 마련하려 매달 400~500달러를 따로 적립하고 있다.

목표는 올해 안에 단독 거주를 시작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바와 음악 공연장이 모여 있는 사우스 시애틀에서 공과금 포함 월 1,600달러 이내의 아파트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더더욱 중요하다. 직접 꾸미고, 내 일을 하고,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는 내 공간이 있다면 훨씬 나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자료 출처
The Seattle Times, ‘Affording Seattle’ 시리즈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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