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 창단 50년 사상 최악 참패…브루어스에 0-22

밀워키서 열린 경기, 토네이도 경보 속 브루어스에 0-22 참패

시애틀 매리너스가 밀워키 브루어스에 0-22로 완패하며 구단 창단 50시즌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18일(현지시간)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경기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1회말이 진행되던 중 밀워키 카운티에 토네이도 경보가 발령되면서 경기장 곳곳에서 휴대폰 긴급재난문자 알림음이 울려 퍼졌다. 폭우가 얼마나 거셌는지 경기장 지붕 패널 틈으로 빗물이 스며들 정도였다. 경기장 밖 폭풍우는 결국 잦아들었지만, 경기장 안의 ‘폭풍’은 끝내 가라앉지 않았다.

이날 매리너스는 3만6870명의 관중(대부분 브루어스 팬) 앞에서 0-22로 완패했다. 리그 최고 성적을 달리고 있는 브루어스를 상대로 당한 이 패배는 구단 역사상 단일 경기 최다 점수차 패배로 기록됐다. 종전 최다 점수차 패배는 2019년, 이른바 ‘리빌딩 시즌'(68승에 그쳤던 해) 당시 휴스턴에 21-1로 패했던 경기였다. 이날 내준 22실점은 2015년 보스턴에 22-10으로 패했던 경기와 함께 구단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스탯헤드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매리너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경기 0-22 스코어로 패한 세 번째 팀으로, 2004년 뉴욕 양키스, 1975년 시카고 컵스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다만 당시 양키스는 그 시즌 101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과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까지 진출했을 만큼, 좋은 팀도 가끔 대패할 수 있다는 게 이날 경기와의 차이점이었다.

경기 흐름을 바꾼 결정적 장면은 5회말이었다. 선발 브라이스 밀러를 상대로 크리스천 옐리치가 3점 홈런을 터뜨리며 3-0이던 스코어를 6-0으로 벌려놓았다. 좌완 불펜 조시 심슨과 호세 A. 페레르가 모두 준비돼 있었음에도 댄 윌슨 감독은 밀러를 계속 마운드에 세우는 선택을 했다. 밀러는 그날 옐리치를 상대로 이미 삼진과 땅볼 아웃을 각각 하나씩 잡아낸 상황이었지만, 세 번째 승부에서 스플리터가 가운데로 몰리며 통타당했다. 올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홈런 2개에 그쳤고 5월 말 이후로는 전무했던 옐리치였기에 더욱 아쉬운 장면이었다.

윌슨 감독은 “그 판단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중요한 전환점이었고 밀러를 그 고비까지 데려가고 싶었지만, 옳은 선택을 하지 못해 팀에 손해를 끼쳤다”고 자책했다. 밀러를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심슨은 6회에만 데이비드 해밀턴에게 3점 홈런, 제이크 바우어스에게 2점 홈런을 연달아 얻어맞으며 이미 기울어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밀러는 이날 자책점 5점을 내주며 2경기 연속 부진했고, 지난 7월 9일 이후 최근 7경기 평균자책점이 6.57까지 치솟았다.

경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결정적 이닝은 8회였다. 닉 다빌라가 2루로 송구하다 10피트나 빗나가는 실책을 범했고, 조시 네일러는 1루에서 송구를 놓치며 또 다른 실책을 저질렀다. 급기야 내야수 레오 리바스가 임시로 마운드에 오른 상황에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훌리오 로드리게스가 상황 판단을 잘못해 공을 외야 관중석으로 던지는 촌극까지 벌어지며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 이닝에서만 매리너스는 9점을 내줬다.

한편 1회말에도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 있었다. 두 아웃 상황에서 윌리엄 콘트레라스의 안타 때 2루 주자였던 바우어스가 홈까지 파고들었다. 랜디 아로자레나의 송구가 정확히 홈에 도착해 여유 있게 아웃될 상황이었지만, 포수 칼 랄리가 맨손으로 미트를 보호하며 태그하려는 순간 바우어스가 손으로 글러브를 쳐내며 공을 떨어뜨렸다. 바우어스는 처음엔 베이스를 밟지 못했지만 랄리의 태그 전에 다시 다이빙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랄리는 “그가 손으로 글러브를 쳐낸 걸 나만 본 것 같다. 몸으로 슬라이딩한 거라면 몰라도, 손으로 그렇게 한 건 명백한 반칙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다만 워낙 큰 점수차로 흘러간 경기 탓에 이 장면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밀러는 경기 후 “분명 창피한 패배였다. 완전히 밀렸다”면서도 “너무 오래 곱씹어봐야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된다. 호텔로 돌아가 자고 일어나면 내일 또 경기가 있고, 우리에겐 아직 시리즈를 이길 기회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랄리 역시 조용해진 라커룸에서 “그렇게 얻어맞는 건 원치 않지만, 넘기고 다음 경기로 가야 한다”며 “내일 선발로 나서는 로건 길버트와 나머지 선수들이 반드시 반등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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