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 시애틀센터 인근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한 남성을 체포하는 장면을 목격한 마야 크라우더(23)씨는 공포와 믿기지 않는다는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바로 전날 인근에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총격 사건이 벌어진 곳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지점이었다.
소셜미디어와 뉴스에서 이민단속 영상을 본 적은 있지만, 시애틀에서 직접 목격한 것은 처음이었다. 크라우더씨는 사진 두 장을 찍은 뒤 자리를 떠났다고 말했다. 2주가 지난 지금도 그날 본 장면을 이야기할 때면 눈물을 참기 어렵다고 했다.
크라우더씨만의 경험이 아니다. 시애틀 주민들과 이민자 권익단체, 연구자들은 올여름 시내 곳곳에서 비슷한 체포가 급증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6월 이후 목격된 영상과 사진 상당수는 마스크를 쓴 요원들이 무표지 차량에서 내려 대낮에 사람들을 체포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7월 11일 이후 메이플리프, 소도, 웨스트시애틀, 사우스레이크유니언, 퀸앤, 월링퍼드, 웨지우드, 유니버시티빌리지 등 시애틀 전역에서 최소 10건의 개별 체포가 영상으로 기록됐다. 요원들은 앨키비치에서 노점상을 둘러싸거나, 차이나타운 인터내셔널 디스트릭트 경전철역 인근에서 아마존 배달기사를 뒤쫓아 체포하는 등 인구밀집 지역과 관광지에서 주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당국의 관련 정보 공개는 제한적이다. 백악관 데이터 대시보드에는 지난해 1월 26일부터 올해 5월 28일까지 시애틀에서 542건의 이민단속 체포가 있었다고 나와 있지만 개별 사건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ICE는 7월 27일 시애틀센터에서 체포된 24세 멕시코 국적 남성이 비자 기간을 초과 체류해 체포됐으며 총격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확인했을 뿐, 6월 11일 이후 시애틀에서 기록된 나머지 유사 체포 10건에 대해서는 세부 사항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주(州) 차원의 강제추방 방어 핫라인을 운영하는 워싱턴이민자연대네트워크(WAISN)에 따르면, 올해 1~7월 시애틀 내 구금 관련 신고는 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건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이 가운데 8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5~7월 사이에 집중됐다. 이 단체는 확인된 체포 사례 대다수가 범죄 이력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대 인권센터의 안젤리나 고도이 소장은 최근 들어 교통 단속을 계기로 한 체포가 늘고 있다며, 이는 몇 년 전에는 보지 못했던 방식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8월부터 이런 체포 사례를 추적하기 시작했으며, 공개기록 청구를 통해 연방 이민당국이 전미 법집행기관 정보공유 플랫폼인 엔레츠(Nlets)를 통해 워싱턴주 운전자 정보를 조회한 뒤 체포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도이 소장에 따르면 이런 방식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 3일까지 50건이 확인됐던 데 비해, 7월 3일부터 8월 7일까지 불과 한 달여 사이 90건으로 급증했다. 화이트센터, 터퀼라, 쇼어라인, 뷰리언 등 킹카운티 일대뿐 아니라 시애틀 시내에서도 증가세가 뚜렷하다고 그는 전했다. 주 정부는 앞서 ICE와 국토안보부 산하 수사기관의 주 운전자 데이터 접근을 차단했다고 밝혔지만, 고도이 소장은 이들 기관이 다른 연방기관의 식별 코드를 이용해 이 제한을 우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5일 오전, 시애틀 웨지우드 지역 자택 인근 카페에서 커피를 사던 페르 존슨(49)씨는 요원들의 마스크를 보고서야 상황을 알아챘다. 그는 즉시 휴대전화로 촬영을 시작했다. 영상에는 요원 5명이 무표지 차량으로 도로에 주차된 차량을 에워싸고, 운전자를 끌어내 체포하는 장면이 담겼다. 체포된 남성은 자신이 ‘다카(DACA·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신분이라고 밝히며, 뒷짐결박된 채 사회보장번호와 차 열쇠 위치를 주변에 알렸다.
목격한 이웃들은 그날 밤 같은 장소에서 촛불 모임을 열고 관련 정보를 나눴다. 체포된 남성은 1996년부터 미국에 거주하며 페인트공 겸 도급업자로 일해온 세 자녀의 아버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씨는 시애틀에서 평생을 살아왔지만 이런 장면을 직접 목격한 것은 처음이었다며, 자신을 포함한 주민들이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범죄자’를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ICE는 지난해 7월 이후 요원 1만2천명을 추가 채용했고, 올여름 초에는 전국적으로 하루 2천건의 체포를 요구한 바 있다. 지역 활동가와 연구자들은 주 정부의 일부 대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주와 시애틀의 체포 건수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사진: AI생성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