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시애틀 남부 한 아파트에서 남녀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남성에게 결국 54년형이 선고됐다. 출소한 지 48시간도 지나지 않아 범행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형사 사법 체계에 대한 비판 여론도 함께 다시 일고 있다.
킹카운티 법원은 26일 1급 살인 혐의 2건에 모두 유죄 평결을 받은 존 마르셀 윌리엄스(45)에게 총 648개월, 54년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688개월(약 57년 4개월)을 구형했다. 윌리엄스가 종신형에 준하는 형량을 받아 사실상 남은 생애를 교도소에서 보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판은 멀린다 영 판사가 맡았다.
배심원단은 지난 3월 메리앤 우든(55)과 하워드 재스퍼 힉스(53)에 대한 흉기 가중 1급 살인 혐의 2건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윌리엄스는 2022년 11월 처음 기소된 뒤 약 3년 5개월 만에 형이 확정됐다.
사건은 2022년 10월 30일 오후 시애틀 조지타운 지역의 4번가 사우스(4th Ave S) 6100번지 블록 ‘마틴 코트 아파트(Martin Court Apartments)’에서 발생했다. 이 아파트는 비영리단체 ‘저소득주거연구소(Low Income Housing Institute)’가 운영하는 노숙·장애인을 위한 전환 주거 시설이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아파트 감시카메라에는 오후 3시 20분 직후 윌리엄스가 우든을 따라 아파트에 들어가는 모습과 약 6분 뒤 손에 다량의 붉은 물질을 묻힌 채 혼자 나오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같은 날 오후 4시 15분께 한 이웃이 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911에 신고했다. 출동 경찰은 인근에서 손에 깊은 자상이 있는 윌리엄스를 체포했다. 현장에서는 그의 이름이 적힌 법원 서류도 발견됐다.
킹카운티 검시소(Medical Examiner) 검시 결과 우든은 목을 가로질러 가른 깊은 상처를 포함해 100여 차례, 힉스는 머리·가슴·복부 등에 50여 차례 찔린 흔적이 확인됐다. 두 사람이 입은 자상은 모두 합쳐 150차례를 훌쩍 넘었고, 사건 기록상 159회로 정리됐다. 검찰은 “이만한 횟수와 잔혹성은 계획적 살인의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윌리엄스는 경찰 조사에서 감시카메라 영상 속 인물이 자신임은 인정했지만, “아파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동기에 대해 분명한 단서를 제시하지 못했고, 판결문에도 동기는 명확히 적시되지 않았다.
이 사건이 더 큰 충격을 안긴 이유는 윌리엄스의 전과 기록과, 사건 직전 그의 형사 절차상 처분이었다.
수사 당국과 법원 자료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캘리포니아에서 65차례, 워싱턴주에서 4차례 등 평생 약 70차례 체포된 상습 범죄자다. 그는 이미 강도, 흉기에 의한 폭행, 불법 총기 소지 등으로 유죄가 확정된 전력이 있다.
윌리엄스의 시애틀 내 범행 이력은 2022년 6월에 시작됐다. 6월에는 시애틀 프리몬트 지역에서 마그달린이라는 여성을 폭행하고 거리에서 뒤쫓는 장면이 감시카메라에 잡혔다. 같은 해 7월에는 시애틀 시내 ‘타이니 홈 빌리지(저소득자용 작은 집 단지)’에서 성폭행 미수와 중죄 협박 혐의로 구속됐으나, 검찰이 72시간 안에 정식 기소 서류를 처리하지 못해 그대로 풀려났다. 9월 노동절 연휴에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인근 ‘바코 카페(Bacco Café)’ 직원들을 괴롭히고 폭행해 다시 체포됐다.
이후 시애틀 시 검찰청은 프리몬트 폭행과 카페 폭행 사건을 묶어 경범 폭행 3건에 대한 유죄 인정 합의(플리 딜)에 합의했다. 윌리엄스는 약 1년의 형 가운데 60일만 실형, 나머지 형량은 24개월 보호관찰 형태로 유예받았고, 이미 구금 중이던 일수까지 합쳐 56일 복역 뒤 사건 발생 이틀 전인 금요일에 출소했다. 출소 48시간 만인 일요일 오후, 그는 우든과 힉스가 거주하던 아파트로 들어갔다.
당시 윌리엄스 사건의 보석금 3000달러는 ‘노스웨스트 커뮤니티 베일 펀드(Northwest Community Bail Fund)’가 한 차례 대납하기도 했다.
프리몬트 폭행 피해자였던 마그달린은 윌리엄스의 출소 직전 법정에서 “제발 이 사람이 더 이상 다른 사람을 해치지 못하게 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법원은 우리를 지켜주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윌리엄스가 출소 직후 다시 살인 범행을 저질렀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그는 KOMO 뉴스 인터뷰에서 “왜 사람이 죽고 나서야 움직이느냐. 더는 숨 쉴 수도, 말할 수도, 가족과 함께할 수도 없게 된 분들이 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선고 공판에서 우든의 딸은 직접 법정에 나와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그 아파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가 왜 그렇게 폭력적이고 증오로 가득한 방식으로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끝내 알 수 없을지 모른다. 다만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갱생을 거쳐도 다시 사회로 돌아와선 안 된다고 믿는다. 이 사람이 다시 풀려난다면 그것은 사회 일반에 해를 끼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사건 당시 피해자와 같은 건물에 살던 이웃 셸리 영은 KOMO 뉴스에 “누구도 이런 식으로 죽어선 안 된다. 무서워서 집 밖에 잘 나가지 않게 됐다. 메리앤은 정말 다정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 존 터호프터도 “문이 열려 있어서 들여다봤더니 바닥에 누군가 쓰러져 있었다”며 사건 직후 충격을 전했다.
2022년 사건 당시 시애틀의 살인 사건은 그해 50건을 넘어, 1990년대 이래 살인 건수 최고치(2020년 53건)에 근접한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노숙·임시 주거 시설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강력범죄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시애틀 경찰청에서 잇따라 나왔던 시기다.
이날 법원은 검찰 구형(688개월)보다 다소 짧은 648개월(54년)을 결론으로 택했지만, 흉기 가중 요소가 포함된 1급 살인 2건의 형량을 합산한 만큼 사실상 가석방이 어려운 수준이다. 시애틀 한인 사회 일각에서도 “정신 질환과 노숙, 형사 사법 체계의 허점이 겹치면서 또 한 번의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료 출처
KOMO 뉴스 — ‘Man who stabbed victims 150+ times in South Seattle apartment attack sentenced to 54 years’ (2026년 5월 26일 보도)
폭스 13 시애틀(FOX 13 Seattle) — ‘Man sentenced to 54 years for 2022 Seattle double murder’ (2026년 5월 26일 보도)
KING 5 — ‘Seattle man sentenced to 54 years for 2022 Georgetown double murder case’ (2026년 5월 26일 보도)
KIRO 7 뉴스 — ‘Man accused of stabbing couple to death in Seattle’s Georgetown appears in court’ (2022년 11월 보도)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