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 시애틀 센터 ‘알카이 코트 스테이지(Alki Court Stage)’가 어린이 K팝 댄서들의 무대로 가득 찼다. 미주케이팝협회(America K-pop Association·AKA) 산하 ‘꼬마 VDC 크루’가 제55회 노스웨스트 포크라이프 페스티벌 초청 무대에서 약 30분간 6막짜리 공연을 선보였고, 객석을 채운 200여 명의 관객은 환호와 박수, 자발적 군무로 응답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멤버들은 모두 만 10~12세의 어린이 댄서로, AKA 안에서도 가장 어린 크루다.
AKA는 2021년 VDC 댄스팀으로 출발해 시애틀에서 처음으로 K팝 전문 스튜디오를 연 단체다. KBS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미국 대표 선정,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초청 공연, 알래스카 항공 시애틀-서울 노선 런칭 공연 등을 거쳤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단체에서 가장 어린 멤버들로 구성된 ‘꼬마 VDC 크루’가 단독으로 올랐다.
공연은 르세라핌의 ‘언포기븐(Unforgiven)’, 블랙핑크 제니의 ‘라이크 제니(Like Jennie)’, 카지노의 ‘오버드라이브(Overdrive)’ 세 곡을 엮은 오프닝 댄스 메들리로 막을 올렸다. 이어 크루의 유일한 남자 멤버 진현(어니스트) 군의 솔로 무대 ‘어니스트 패키지(Ernest Package)’, 직전 무대에서 댄스를 선보였던 소피(Sophie)의 보컬 스테이지, 올해 처음으로 미국 내 댄스 경연에 출전하는 어린 멤버들이 ‘That’s Bet’과 ‘Go to the Street Party’를 선보인 ‘컴피티션 세션’, 모든 꼬마 댄서가 함께 오르는 ‘파이널 댄스 메들리’, 그리고 객석과 함께하는 ‘오디언스 댄스 타임’까지 여섯 무대가 쉼 없이 이어졌다.
소피는 영화 ‘겨울왕국’의 ‘렛 잇 고(Let It Go)’ 등 두 곡을 불러 ‘작은 카르멘(Small Carmen)’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풍부한 성량과 표현력을 보여 줬다. 진행을 맡은 사회자는 무대 사이마다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완성하는 축제”라는 노스웨스트 포크라이프의 정신을 강조하며 객석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냈다. 무대를 펼친 댄서들이 만 10~12세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완성도였다.
가장 뜨거운 호응이 터진 순간은 진혁 군의 ‘어니스트 패키지’ 무대였다. 골프와 드럼, 걸그룹 안무까지 두루 소화하는 진현 군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하자, 200여 명의 관객 대부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안무를 따라 했다. 일부 관객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영상을 담았고, 객석 곳곳에서는 “귀엽다”, “재밌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회자가 무대를 앞두고 “오늘만큼은 MC 권한으로 모든 관객의 즉석 군무를 허락한다”고 운을 떼자, 실제로 객석이 즉석 무대처럼 바뀐 모습이었다. 소피의 ‘렛 잇 고’ 무대에서도 어린이 관객뿐 아니라 어른 관객까지 가사를 따라 부르는 장면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공연의 절정은 마지막 무대였다.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삽입곡 ‘소다팝(Soda Pop)’이 흐르자 무대 위 댄서들이 객석을 향해 손을 내밀었고, 무대 가까이에서 공연을 지켜보던 또래나 더 어린 아이들 10여 명이 자발적으로 무대 위로 뛰어 올랐다. 처음 만난 사이지만 같은 곡, 같은 안무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무대는 순식간에 한바탕 댄스 파티로 바뀌었고,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이 장면은 올해 페스티벌의 문화 주제 ‘우분투(Ubuntu·내가 있는 것은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을 받았다. 무대와 객석, 한인과 비한인, 처음 본 또래 아이들이 한자리에서 어우러진 모습이 곧 ‘우리가 있어 내가 있다’는 우분투 정신의 시각적 실현이었던 셈이다.
미주케이팝협회는 공연을 마친 뒤 “포크라이프 페스티벌 관계자분들과 함께 즐겨 주신 관객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도 행복과 열정을 전하는 단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페스티벌에서는 25일(월) 오후 3시 ‘운키타와 스테이지(Unkitawa Stage)’에서 모라도한국전통무용단(Morado Korean Traditional Dance)이 한복 무대를 펼쳐, K팝과 한국 전통춤이 각각 한 무대씩 시애틀 한인 사회의 색깔을 알렸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사진=김승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