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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원폭피해자 방미증언단, 시애틀서 피폭의 참상 알리고 핵무기 금지 촉구

지난 11/13 월요일 아시아나항공편으로 5명으로 구성된 ‘한국인 원폭피해자 방미증언단’이 미주일정의 첫 기착지인 시택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번 방미의 목적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의 존재와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그 피폭으로 대를 이어 고통받고 있는 2세, 3세들에 대한 유전적 연관성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데 있다고 한다.

방미단은 현재 아시아평화시민연대 대표로 있는 이대수 목사와 1세대 피폭자인 강윤자님, 2세대 피폭자 대표 이태재씨, 경기지역 피폭자 대표 김미미씨, 그리고 피폭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환우회를 맡고 있는 한정순씨등 5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뉴욕 유엔에서 열릴 핵무기금지조치 2차 국가단체회의 (TPNW-2MSP)에 참가할 한국원폭피해자지원회의 이바코 준코씨도 합류할 예정이다.

다음날인 14일 한국인 원폭피해자 방미증언단이 폴스보에 위치한 그라운드 제로센터를 방문해 핵무기의 위험성을 알렸다.

이날 방문단은 톰 로저스 전 핵잠수함 함장으로부터 폴스보 미해군잠수함 전략기지에 배치된 핵탄두의 규모와 위협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대수 방미단 대표는 “핵무기의 위협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계 승려 산지스님이 현재 건립 중인 평화의 탑을 소개하며,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청산과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방문단은 뱅골 핵 전략기지 울타리 앞에서 평화의 종이학을 매달며 핵무기 금지를 위한 염원을 담았다. 또한, 캄보디아 출신 활동가 빌이 준비한 환영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미단은 이날 센타 방문을 통해 핵무기의 위협을 직접 체험하고,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했다.

세째날인 15일, 증언회 및 간담회가 방미단이 머물고 있는 터퀼라에 위치한 컴포트스위트 호텔 회의실에서 오후 6시 30분에 진행됐다.

50여명이상의 참석자가 몰리며, 정리를 위해 15분정도가 지나서야 시작된 이날 행사는 사회와 동시 통역을 맡은 박성계씨의 진행으로, 주관단체인 시애틀늘푸른연대, 시애틀진보연대, 사회적 책임을 위한 워싱턴 의사협회 (WPSR), 미주민주참여포럼 (KAPAC), 한반도 평화를 위한 풀뿌리모임 (KPNGN) 대표들과 지역 미국인 반핵 및 평화 활동단체인 350 Seattle 대표 소개와 함께 방미단 대표인 이대수씨의 방미목적과 배경 설명이 이어졌다.

방미단이 왜 이곳 워싱턴에 오게 되었는 가에 대한 간단한 안내에는, 지난 여름 개봉되었던 영화 ‘오펜하이머’로 다시금 주목을 받은 맨하탄 프로젝트와 워싱턴의 직접 관련성, 그리고 핵잠수함전략기지와 핵탄두배치 등이 포함되어 많은 참석자들이 이 사실들에 놀라는 분위기였다.

일본 나가사키 상공에서 폭발하여 수 십만명의 사상자를 만든 일명 팻맨 원폭이 이곳 워싱턴주 핸포드 지역에서 추출한 플로토늄을 사용한 것이다.

이어서 방미단의 증언이 시작되었다. 원폭피해 1세대인 강윤자 씨는 2살의 어린나이에 경험한 피폭자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의 신체적 아픔보다 이후에 알게 된 그 전쟁과 피폭의 참혹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도 정신적인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고백을 했다.

두번째로 증언을 이어간 김미미씨는 영화 ‘오팬하이머’를 보고서 영화가 보여주지 않았던 핵폭력의 잔혹함에 대해 증언하며, “과연 그 결과를 알았더라도 과학자들은 그 프로젝트를 진행했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또한, 어머니가 겪은 피폭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고, 자신이 직접 활동을 하면서는 그 어머님의 기억을 후세에 기록으로 남겨두기 위한 작업을 하루라도 빨리 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세번째로는 2세대 피폭자 대표로 있는 이태재씨가 단상에 섰다. 이태재씨 또한 항일 독립운동가였던 조부로 인해 일본에서 자란 아버님의 피폭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며, 병약했던 자신의 어린시절과 성인이 되어 겪게된 위암 등이 아마도 원폭에 기인한 것은 아닌가 라는 피폭의 유전적영향도 언급했다.

현재는 은퇴했지만, 현직 교사로서 오랜동안 한일 학생교류와 피폭의 참혹함에 대해 활동했다고 한다.

끝으로, 피폭자 환우회장으로 있는 한정순씨는 자신이 12회 이상의 관절수술을 겪었다며, 자리에 앉아서 증언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정순씨는 피폭당시 어머니가 임신중이었는데 출산 후 1년이 지나지 않아 원인 모르게 첫 아이를 잃었고, 이 후에 둔 자녀분들 모두 다양한 중증 질병들에 고통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증언했다.

심각한 발달장애를 가진 한씨 아들에 대해 이야기하실 땐, 겨우 눈물을 참고 호흡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생생한 고통섞인 증언에 많은 참석자들 또한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다.

증언회가 끝나고 질문시간엔 현재 한국의 피폭자 상황과 정부대책에 대해 이야기하며, 현 정부의 전시 행정과 무능ㆍ무관심에 아쉬움과 분노마져 토로하는 시간이 되었다.

참석한 워싱턴 대학(UW)의 학생은 이태재씨의 조부와 관련된 한국의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을 보였고, 이를 통해 일제시대 이후의 한국 근대사가 현재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에 대해 답변이 이어졌다.

예상했던 두 시간이 훨씬 넘어 끝난 행사였음에도 누구 하나 자리를 비우지 않고 경청하고 방미단에 깊은 경의와 감사를 표했다.

행사 후, 모두 함께 사진을 찍고 정리를 하며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또한, 참석자들은 방미단의 미주활동을 위해 자발적인 후원금을 모어서 전달하였다.

방미단은 다음날 이른 아침 비행편으로 다음 기착지인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이 후 일정은 엘에이, 워싱턴 디시, 뉴욕으로 유엔에서 열리는 핵무기금지조치 2차 국가단체회의 (TPNW-2MSP)에 참석한 후 12월 3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된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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