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월드컵 기간 시애틀 지역 라이트레일(경전철)이 최대 하루 30만9,000명이 탑승하며 역대 최다 승객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로 요금을 낸 승객이 얼마나 되는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호주를 꺾은 6월 19일, 라이트레일 탑승객 29만7,000명 가운데 요금을 지불한 비율은 58%에서 74% 사이로 집계됐다. 이날은 같은 날 저녁 시애틀 매리너스 야구 경기까지 겹치며 붐볐던 날로, 7월 6일 미국이 벨기에에 패했던 날(30만9,000명) 다음으로 월드컵 기간 두 번째로 혼잡했던 날이다. 사운드 트랜짓은 아직 모든 경기일에 대한 요금 지불률 집계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주 발표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라이트레일 요금 지불률은 61%였으며, 2026년 초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시애틀의 라이트레일 역에는 개찰구가 설치돼 있지 않아 무임승차 문제가 오랫동안 감정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돼왔다. 사운드 트랜짓이 자동차 등록세, 판매세, 재산세 등으로 주민 1인당 연평균 700달러를 걷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사운드 트랜짓은 6월 19일 하루 동안 ORCA 교통카드, 개인 신용·직불카드, 트랜짓고(Transit GO) 앱, 역내 발매기 종이승차권 등을 통해 총 17만2,296건의 요금 결제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종이승차권 4만6,083건을 모두 왕복 또는 종일권으로 가정할 경우, 유료 승차는 21만8,379건으로 약 4분의 3에 해당하는 지불률을 기록한 셈이다. 이 수치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18세 이하 청소년 승객(전체의 6~9%로 추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성인 기본요금은 거리와 무관하게 편도 3달러이며, 저소득층·노인·장애인을 위한 할인 요금(1달러)도 있다. 청소년 무료 요금분은 주 교통예산에서 별도로 보전된다.
2009년 라이트레일 개통 이후 사운드 트랜짓은 개찰구 대신 검표원이 무작위로 탑승해 요금 지불 여부를 확인하는 ‘자율 신고제(honor system)’를 운영해왔다. 이는 포틀랜드, 캘거리, 덴버, 미니애폴리스 등 다른 도시의 경전철과 유사한 방식이며, 워싱턴DC나 베이에어리어(BART)처럼 개찰구를 갖춘 구형 시스템과는 다르다. 밴쿠버 스카이트레인은 1980년대 중반 개방형 플랫폼과 검표원 체제로 시작했다가 2010년대에 전 역에 개찰구를 설치해 무임승차를 차단한 바 있다.
사운드 트랜짓과 킹카운티 메트로는 2020년 요금 검사를 중단했다가 지불률이 급락하자 순회 검표를 재개했다. 그 이전에는 라이트레일 이용객의 약 90%가 요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운드 트랜짓은 개통 초기 요금 수입으로 운영비의 40%를 충당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캐피톨힐역과 워싱턴대(UW)역이 새로 개통된 2017~2018년에는 이 목표에 근접하기도 했다. 그러나 운영비가 요금 수입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요금 수입은 운영비의 12%에 그쳤다. 이사회의 목표는 17~22%의 ‘파페어박스 회수율(farebox recovery)’이다. 라이트레일, 사운더 통근열차, ST 익스프레스 버스, 타코마 스트리트카를 합친 전체 요금 수입은 올해 33억 달러 규모의 운영·건설 예산 가운데 불과 2.6%를 충당하는 수준이다.
350억 달러(약 47조 원) 규모의 장기 재정 격차 문제로 인해 향후 발라드 구간 경전철 연장 사업이 일부 연기됐고, 지역 내 주차장 건설도 지연되면서 요금 미납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민감도는 더욱 높아진 상태다. 사운드 트랜짓 이사회 의장인 데이브 소머스는 지난달 이를 “공정성의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다우 콘스탄틴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는 2030년까지 이용객이 가장 많은 14개 역에 요금 게이트를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게이트 도입으로 연간 3,200만 달러의 추가 수입이 예상되지만, 정치권에서는 실제 수입 증대 효과 못지않게 요금 공정성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사운드 트랜짓이 발표한 수정 통계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엿새 동안 라이트레일은 매일 20만 명 이상이 이용했으며, 6월 한 달 전체로는 역대 최다인 530만 명, 하루 평균 18만 명이 탑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드컵 기간 시애틀 라이트레일 일별 이용객
6월 15일(벨기에-이집트전): 22만1,000명
6월 19일(미국-호주전): 29만7,000명
6월 24일(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카타르전): 23만7,000명
6월 26일(이집트-이란전): 23만4,000명
7월 1일(벨기에-세네갈전): 24만6,000명
7월 6일(미국-벨기에전): 30만9,000명
콘스탄틴 CEO는 “이번 기록적인 이용객 수는 라이트레일이 지역사회와 삶의 질에 기여하는 가치를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사운드 트랜짓은 목요일 워싱턴대역 인근에서 발생한 전력선 손상 사고로 북시애틀 구간 운행이 15시간 동안 중단됐던 탓에, 이용객 통계 발표를 하루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승객 수 집계는 ORCA 카드 태그나 요금 수입이 아니라 열차 내부에 설치된 레이저 센서를 통해 별도로 집계된다. 최근 도입된 신형 지멘스 차량과 일부 긴키샤료 구형 차량에 레이저 센서가 설치돼 있으며, 조만간 전 차량에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최초 발표된 미국-호주전 이용객 수(28만 명)도 이후 레이저 집계 데이터가 추가되며 29만7,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 3월 28일 워싱턴호 횡단 구간 개통 첫날 이용객 수 역시 기존보다 3만3,000명 늘어난 총 25만2,000명으로 수정됐다.
붐비는 인파에 대응해 사운드 트랜짓은 국제지구/차이나타운역 앞 광장에 휴대용 ORCA 리더기를 배치해 승객들이 대기 줄에서 미리 요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과 보안요원이 결제 지점을 지켜보며 자연스러운 ‘동료 압력’ 효과를 유도했고, 개인 신용·직불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신규 ‘탭투페이’ 기능도 관광객들의 요금 결제를 한결 수월하게 했다는 평가다. 사운드 트랜짓의 잭슨 대변인은 “요금 준수율이 매우 높았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옳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