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 한국인 창업팀에 최대 3억 지원… 시애틀서 KTP 로드쇼 개최

과기정통부·NIPA 주관 KTP 사업, 미국 6개 도시 로드쇼 중 시애틀 행사 성황리 마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K-테크 파이오니어스(K-Tech Pioneers, KTP)’ 미국 로드쇼의 시애틀 행사가 지난 3월 12일 저녁 약 60명의 참석자가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행사는 특별 강연과 사업 설명회, 질의응답, 럭키 드로우, 네트워킹 순으로 진행되어 총 3시간에 걸쳐 이어졌다.

KTP 로드쇼는 보스턴(3월 5일), 뉴욕(3월 7일), 오스틴(3월 10일)에 이어 시애틀을 네 번째 도시로 택했으며, 이후 로스앤젤레스(3월 14일)와 샌프란시스코(3월 17일)까지 총 6개 도시를 순회한다. 행사 운영은 라이트라이언이 맡았으며, KIC 실리콘밸리가 주관 기관으로 참여했다.

이날 특별 강연은 상업용 부동산 중개 플랫폼 스타트업 지고(Jigo)의 이상훈(Ryan Lee) 대표 겸 창업자가 맡았다. 이 대표는 래빗 벤처스(Rabbit Ventures) 벤처 파트너로도 활동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 근무와 ‘프로(Pro)’ 창업·매각 경험을 거친 시애틀 14년 차 한인 창업가다.

강연 주제는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스타로’였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부딪히는 장벽을 ‘생각보다 쉬운 벽’과 ‘생각보다 어려운 벽’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많은 한인들이 가장 크게 꼽는 언어 장벽에 대해 그는 “언어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일대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능력만 갖추면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더 결정적이며, 강한 외국식 억양을 가진 인물도 뛰어난 커뮤니케이터로 활약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루이스 줌과 마이크로소프트 전 사장 사례를 들며 이를 뒷받침했다.

반면 진짜 어려운 벽으로는 문화적 차이를 꼽았다. 미국은 어릴 때부터 자기 주장과 필요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교육을 받지만, 한국 문화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성과를 내고 인정받기를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본인 배우자가 성과가 우수했음에도 스스로 승진을 요청하지 않아 기회를 한 사이클 놓쳤다는 실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한국에서 싸가지 없다고 느껴질 수준이 미국에서는 자신감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보다 적극적인 자기표현을 권했다.

이 대표는 한국 창업자들이 흔히 강조하는 ‘세계 최초’, ‘최고의 기술력’, ‘특허’가 미국 투자 생태계에서는 기대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니콘 기업들을 분석한 데이터를 근거로, 창업 당시 독점적 기술 없이 이미 경쟁이 존재하는 시장에 진입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기존 기술의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만으로 성공한 사례가 절반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특허가 경쟁 우위로 작용한 비율은 25%에도 미치지 못했다.

스토리텔링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이 대표는 미국의 피칭 문화가 팩트 전달 중심의 한국식 발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스토리텔링은 미국인들에게 몸에 배어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에도 학연·지연 중심의 네트워크가 엄연히 존재하며, 스탠퍼드·하버드·MIT 등 명문대 출신 또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빅테크 출신 그룹이 실질적인 인맥망을 형성한다는 점도 짚었다.

강연 말미에 이 대표는 미국 창업 환경에 진입하려는 한인들에게 세 가지를 조언했다. 첫째, 기존의 한국식 상식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새로 배울 준비를 갖출 것. 둘째, 언어보다 커뮤니케이션, 그 중에서도 스토리텔링에 집중할 것. 셋째, 네트워크 형성에 시간과 비용을 적극 투자할 것.

사업 설명은 KIC 실리콘밸리의 신민수 부센터장이 맡았다. 신 부센터장은 KTP 사업이 과기정통부 산하 NIPA가 운영하는 해외 한인 인재 유치 사업의 창업 지원 축에 해당한다고 소개했다. 한국 정부는 A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에만 관련 예산 총 10조 원을 편성했으며, 그중 과기정통부 소관 예산이 5.1조 원, NIPA 운영 예산이 3.5조 원 규모다.

KTP 사업은 5년간 총 480억 원 규모로 운영되며, 올해는 80억 원, 내년부터는 매년 1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AI·바이오·디지털 헬스·반도체 등 초격차 기술 분야의 한국 국적 보유자 중심의 예비 창업팀으로, 올해는 총 20개 팀을 선발한다.

지원 내용은 팀당 최대 2억 원의 기술 사업화 사업비(6개월)와 최대 1억 원 내외의 항공권·체재비·법인 설립비·비자 관련 비용 지원을 합쳐 최대 3억 원 규모다. 여기에 데모데이 성과에 따른 상금이 별도로 마련되며, 총 상금 규모는 약 3.5억 원이다. 상위 10개 팀은 차년도에도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청 자격은 크게 세 가지다. 재외 한국인이 팀 리더이면서 국내 법인 설립이 가능한 팀, 구성원 중 한국 국적자가 50% 이상인 예비 창업팀, 재외 한국인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창업 관련 팀이다. 1인 창업도 가능하며, 팀 구성 시 외국인을 포함할 수 있다. 기존에 한국 정부 지원 사업을 받은 이력이 있거나, 이미 한국 내 법인이나 지점을 보유한 경우는 지원 자격에서 제외된다.

KTP 사업의 또 다른 축은 국내 대기업과의 수요 매칭 기반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현재까지 DB손해보험, 카카오, LG, 현대자동차, 아모레퍼시픽, 중앙대학병원, 카카오모빌리티 등 15개 대기업을 포함해 총 25개 수요 기업이 모집됐으며, 각 기업은 자사가 원하는 협력 과제를 복수로 제시했다.

신 부센터장은 수요 기업과의 매칭이 이루어져야 본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수요 기업 과제 외에 자율 과제로도 지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택시·대리 수익 모델이 아닌, 플랫폼 내 새로운 영역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원한다고 밝혔다. 참여 창업팀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요 기업의 니즈와 연결 짓는 방향으로 지원하면 되며, 매칭 과정은 운영 기관이 지원한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길 만큼 뜨거웠다. 법인 유지 의무 여부, 비자 문제로 인한 장기 체류의 현실적 어려움, 평가위원 구성 방식, 풀타임 참여 요건, 인건비 책정 기준 등 실질적인 질문이 잇따랐다. 신 센터장은 기관 분담금(민간 부담금)의 경우 최대 2억 원 지원금 기준 약 700만 원을 현금으로 부담해야 하며, 나머지는 참여 인력의 인건비 현물로 충당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건비는 월 최대 800만 원까지 책정 가능하나, 직전 연도 소득을 증빙해야 한다.

주요 일정은 3월 말 사업 공고, 30일간의 접수 기간, 서류·대면 평가를 거쳐 5월 말~6월 초 최종 20개 팀 선발이다. 대면 평가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되며, 현지 사정에 따라 온라인 평가도 가능하다. 선발 이후 법인 설립과 납세자 등록을 즉시 지원하고, 7월 협약 및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12월 최종 데모데이로 마무리된다. 사업 기간 중 최소 4개월은 한국 내 체류가 권고되나, 팀 단위로 분산 체류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 부센터장은 “이 사업은 신규 사업이기 때문에 다른 기존 사업보다 유연하게 운영될 것”이라며 “제약 조건이 있더라도 먼저 문의하면 해결 방법을 함께 찾겠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럭키 드로우로 마무리됐다. 스타벅스 기프트카드와 애플워치가 경품으로 제공됐으며, 추첨은 이상훈 대표가 직접 진행했다. 이후 네트워킹 시간까지 포함해 행사는 총 3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문의는 apply@kicsv.org로 하면 된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사진=김승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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