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은지연, 이사장 다니엘 윤)가 7월 12일 벨뷰 Capital One Café에서 개최한 6번째 월례 타운홀 미팅에서 친환경 비즈니스와 미래 기술 산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상공회의소 임원진을 비롯해 보험, 무역, 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한인 사업자 11명이 참석해 2시간 동안 활발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시애틀 공공사업소(Seattle Public Utilities) Green Business 프로그램 이하나 담당자인(Hana Lee)와 메이 시(May Xie)가 직접 참석해 한국어로 진행한 상세한 프로그램 설명이었다.
이하나 담당자는 “현재 시애틀시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 사용으로 전환하여 폐기물을 줄이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의 폐기물 처리비를 최대 30%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받은 것은 구체적인 지원 내용이었다. “일회용품을 다회용으로 전환하는 사업장에 그릇, 컵, 식기류 등의 장비를 최대 500달러까지 시에서 무료로 지원한다”며 “신청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원 프로그램에는 ▲에어레이터(수도꼭지 끝에 설치해 물 사용량을 절약하는 소형 장비) 무료 설치 ▲분리수거용 쓰레기통 제공 ▲친환경 포스터 및 안내 자료 지원 ▲EnviroStars 친환경 비즈니스 인증 등이 포함된다.
인증을 받은 기업들은 Green Business Directory에 등재되어 고객들에게 친환경 기업임을 알릴 수 있는 마케팅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실제 운영에서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제기했다. 다니엘 윤(Daniel Yoon) 변호사는 “일회용 용기 대신 재사용 가능한 그릇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결국 설거지 때문에 업주들이 부담을 느낀다”며 “그릇을 씻는 사람을 고용하는 비용과 시간, 노력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정부 차원에서 인력 지원이나 세제 혜택 등의 파이낸셜 인센티브가 중요할 것 같다”며 “머리를 맞대고 만나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쓰레기 수수료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은 업체를 제외해주면 결국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이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시애틀 공공사업소 담당자들은 이러한 의견들에 대해 “정말 좋은 아이디어들이며, 이런 의견과 아이디어를 듣기 위해 토요일에 나왔다”며 “시에서도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을 찾고 있으며,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참석자들은 친환경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MK 조씨는 “돈을 들여도 번거로워도 해야 된다는 인식이 먼저 생겨야 한다”며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환경에 미치는 피해 등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미라씨는 “학교 시스템과 콜라보해서 아이들부터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아이들이 집에서 부모에게 ‘엄마, 이렇게 해야 해’라고 말하면 오히려 어른들을 교육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분리수거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다니엘 윤 변호사는 “우리가 분리수거를 해도 그게 실제로 적절하게 처리되는지에 대한 믿음이 없다”며 “어떤 유튜브에서는 분리해서 가져가도 결국 같은 곳에 버린다고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팅에서는 박상범(SB Park, BTJ Global) 대표의 로봇공학과 드론 산업에 대한 흥미로운 발표도 이어졌다. 박 대표는 현재 로보틱스, 배터리, 충전 시스템, CCTV 카메라, 드론 등과 관련된 한국 기업 3개, 미국 기업 1개의 비즈니스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아마존에서는 50만 대 이상의 로봇이 물류센터에서 운영되고 있다”며 “예전에는 사람들이 직접 가서 물건을 찾아 포장했지만, 지금은 로봇이 모든 과정을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빠르고 효과적으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로봇과 드론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모든 전기 기기의 가장 필수적인 것은 파워이고, 파워의 중심에는 배터리가 있다”며 “드론의 경우 한 번 충전으로 30~40분 정도만 사용할 수 있어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배터리 폐기물에 대한 환경 규제도 점점 강화되고 있어, 효율성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배터리 관리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 업계 관점에서 데니 김(Danny Kim, Ace Insurance & Retirement Services) 대표는 “로봇이나 드론 관련 사고에 대한 보험 커버리지 문제도 중요한 이슈”라며 “이런 신기술들이 상용화되려면 보험 시스템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미팅에서는 한국과 미국 간의 비즈니스 교류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클로이 림(Chloe Lim)씨는 “한국에서 5년간 그리스 올리브 오일을 수입, 런칭, 판매하는 일을 했었다”며 “한국에서 미국으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시장조사와 판매 루트 개발을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일린 다프라(Eileen DaPra, Buchalter) 변호사는 “500명 규모의 대형 로펌에서 투자이민과 글로벌 모니터링을 담당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법률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도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코트라(KOTRA)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을 받아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작정 진출하려다가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오(David Oh, KACCWA 수석부회장)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공회의소가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개별 기업 차원에서 축적된 경험들을 통합해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팅에서는 8월 15~17일 스노퀄미 카지노 호텔에서 개최 예정인 ‘WABA 코리아 엑스포 앤 페스티벌 2025’에 대한 본격적인 홍보도 이뤄졌다.
강민희 담당자는 “올해는 뷰티, 식품, 패션, 일반 생활용품에 포커스를 맞춰 진행한다”며 “다양한 업종을 다루면 일반인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고, 미국 시장에서도 이미 검증된 분야들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3일간의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서는 “첫날(15일)은 바이어-벤더 매칭 VIP 리셉션, 둘째 날(16일)은 일반 공개를 통한 시장 반응 확인, 셋째 날(17일)은 미주 총연합회 80개 챕터 네트워킹”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코스코, H마트, 오아지마야 등 주요 바이어들과의 직접 미팅 기회를 제공하며, 3일 동안의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킹부터 계약 체결까지 가능하도록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강 담당자는 “스몰 비즈니스가 코스코에 입점할 수 있는 희망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여기 계신 워싱턴주 기업들도 많이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한 각 업종 대표들은 자신의 사업 현황과 전망을 공유했다.
오명규 수석부회장은 ” 개인적으로는 HVAC(냉난방공조) 사업을 하고 있다”며 “주정부 계약과 전국 규모의 프랜차이즈 매니지먼트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고 소개했다. “커머셜이 6070%, 주거용이 3040% 정도의 비율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K 조 씨는 “Sierra Public News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업체들을 더 많이 지원하기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니 김 에이스보험 대표는 “보험을 통해서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다”며 “특히 인플레이션 시대에 모든 분들의 관심사인 미래 설계에 도움을 드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니엘 윤 변호사는 “비즈니스법, 세법, 이민법, 상속법 등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다양한 비즈니스들과 일할 기회가 많아 여러 종류의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라(Mira Park) 씨와 강민희(Dia Kang) 씨도 각각 자신의 사업 분야를 소개하며 참석자들과 명함을 교환하는 등 활발한 네트워킹이 이뤄졌다.
데이비드 오 수석부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상공회의소에서는 개인적인 사업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지 않지만, 타운홀 미팅에서는 모든 분들이 자신의 비즈니스를 소개하고 정보를 나누는 것을 권장한다”며 “각자가 가진 전문성을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로는 같은 업종의 분들이 오셔서 경쟁 관계가 될 수도 있지만, 경쟁보다는 업계 전체의 발전과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영업 비밀에 관한 부분은 각자 조절하면서 건전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1세 어르신들이 자녀들에게 사업을 물려줄 때 기존 비즈니스를 그대로 승계할지, 아니면 새로운 분야로 전환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이런 중요한 결정들을 함께 논의하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공회의소는 참석자들에게 지속적인 소통을 위한 다양한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데이비드 오 수석부회장은 “뉴스레터 구독과 카카오톡 단체방 참여를 통해 한달 단위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또한 필요시 개별 상담도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특히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어 법률, 회계, 보험, 무역 등 다양한 분야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8월 타운홀 미팅은 WABA 코리아 엑스포 준비 상황에 따라 일정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발표됐다. 데이비드 오 수석부회장은 “8월 중에는 확정 공지를 드릴 예정이며, 계속해서 한인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정보들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논의된 친환경 비즈니스나 신기술 분야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사안들”이라며 “상공회의소가 한인 기업들이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