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정치인 ‘피터 권’, 킹 카운티 의회 출마 선언 출정식 개최

한인 최초로 240만 명 대표하는 킹 카운티 의회 도전... 한국 국회의원급 예산 권한

워싱턴주 시택(SeaTac) 시의원 피터 권이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킹 카운티 의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출정식을 개최했다. 지난 5월 10일 오후 6시, 시애틀 14001 57th Ave S에서 열린 이 행사는 한인으로서는 최초로 킹 카운티 의회에 도전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출정식에서는 킹 카운티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먼저 지지 연설을 시작한 코리 한(한국명 한민석)은 “킹 카운티는 현재 인구가 240만 명 정도 되고, 미국 15개 주보다 인구가 더 많은 곳”이라며 “킹 카운티 전체 GDP 사이즈가 거의 서울시에 필적할 정도로 큰 카운티”라고 설명했다. 특히 킹 카운티 의회는 총 102억 달러의 예산을 9명의 의원이 관리하고 있어, 의원 1인당 약 11억 3천만 달러의 예산을 다루는 영향력 있는 기관으로, 이는 대한민국 국회의원 1인당 관할하는 예산(약 15억 8천만 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이 자리가 얼마나 크냐면 주 상원, 하원보다 더 많은 유권자를 대변하는 자리”라고 참석자들은 강조하며 한인들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출정식은 머클티오의 시의원 ‘제이슨 문’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제이슨 문은 “피터 형님과는 약 4년 전부터 알게 됐다”며 “워싱턴 DC를 함께 방문하며 한국 커뮤니티와 워싱턴주를 발전시킬 방법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피터 권 후보의 부모님도 함께 참석해 아들의 정치 여정을 응원했으며, 참석한 ‘샘 심’은 “그의 부모님께 이렇게 겸손한 사람으로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피터 권의 인성을 칭찬하기도 했다.

제이슨 문은 또한 “킹 카운티는 엄청 크다”며 “킹 카운티에 한국인이 나간 적이 없고, 점점 더 한국인들이 많아지지만 한국 힘이 점점 더 없어지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특히 “시애틀에서 같은 AAPI(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 섬 주민) 형제들, 중국인 형제들, 인도 형제들이 파워를 많이 얻고 있다”며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터 권은 “한인의 힘으로 우리의 미래를 지킵시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연설에서 “미국은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라며 그는 시택시의 인구 3만 명 중 한국 사람들은 5%에 불과하지만, 시택에 시의원이 있었기에 메인스트림 사회를 잘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킹 카운티 의회에는 이제까지 50년 동안 아시안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하며 아시아계의 정치 참여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피터 권은 “10년간 시택의 시의원을 할 때 한국 사람들을 많이 보였다”며 “2019년 제20회 미주한인체육대회때 시택과 함께 기여하고 기부하고 펀딩을 많이 했다”고 자신의 성과를 소개했다.

피터 권 후보는 지난 10여 년간 한인 이민자 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인물이다. 소상공인 지원, 문화와 언어 보호, 이민자 권익 신장 등 다방면에서 한인사회의 이익을 대변해왔다. 시택 시의원으로 재직하며 2019년 제20회 미주한인체육대회 개최를 위한 시 보조금 3만 5천 달러 지원을 주도했고, 한인단체와 리더들의 활동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써왔다.

또한 아시아계 미국시장협회(APAMO) 회장을 역임하며 전국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도 갖고 있다. 그는 “한국 축구 토너먼트와 한국 학교, 미국 학교에서의 한국어 수업 개설을 돕고 있다”며 “킹 카운티에 올라가면 한국 사람들을 더 많이 도와줄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샘 심은 피터 권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작년에 KAC(한미연합회) 갈라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매우 진정성 있는 사람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피터 권은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위해 뒤에서 지원하고 밀어주는 진정한 리더”라며 “질문을 할 때마다 항상 그곳에 있었고, 안내하고 지원하고 뒤에서 밀어주는 것이 그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킹 카운티 의회를 위한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우리 한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배경과 민족에 관계없이 모든 커뮤니티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박영민 전 페더럴웨이 시장은 출정식 참석자가 적은 것에 아쉬움을 표하며 “10년 전에 피터 권이 나올 때 선배로서 조언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선거에는 돈이 가장 중요하다”며 캠페인 자금 모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박시장은 킹 카운티 의회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킹 카운티는 240만 명의 카운티로, 9개 지역구가 있으며 4명 또는 5명의 의원이 격년으로 선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에 당선된 사람들의 선거 자금 현황을 보니 최저가 25만 달러, 최고로 많이 한 사람이 35만 4천 달러였다”고 말하며 선거 홍보 비용의 규모를 언급했다.

박은 또한 “카운티 지역구가 25만 명 이상, 거의 30만 명을 대변하기 때문에 한 번에 선거 홍보물을 보내는 데도 수많은 돈이 든다”며 자금 모금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언급했는데, “피터 권의 지역구는 한국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다”며 “우리가 피터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자금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피터 권 후보가 도전하는 킹 카운티 의회 제5지역구는 렌튼, 켄트, 디모인, 시택, 노르망디 파크 시 등 시애틀 남부 주요 도시들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흥미롭게도 한국인 어머니를 둔 스테파니 페인 후보도 새롭게 출마를 선언해 한국계 후보들 간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두 한국계 후보의 출마는 지역 내 증가하는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지만, 두 후보 간의 경쟁이 한인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날 출정식을 준비한 김원준 교수는 “오늘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하고 6~7월 정도에 북쪽에서 한인 커뮤니티와 여러분들을 모셔 큰 자리에서 피터 권을 후원하는 행사를 크게 갖도록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제이슨 문은 마무리 발언에서 “돈이 엄청 중요하다”며 “가능한 분들은 QR코드를 통해 또는 직접 피터에게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한 “소셜미디어 활용이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세대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통해 홍보해 주면 한두 명이라도 더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피터 권이 “2019년 제20회 미주한인체육대회에 35,000달러의 그랜트를 만들어 주는 등 한인을 위해 뒤에서 많은 일을 했다”고 소개했다. “시정 활동이 바쁘다 보니 한인회에 많이 나타나지 못해 한인 분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며 “예선까지 8월달까지 많이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피터 권 후보의 이번 도전은 단순한 개인의 정치적 성취를 넘어, 한인사회가 미국 주류사회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 정치에서 아시안 커뮤니티의 대표성이 점차 중요해지는 가운데, 한인 정치인의 킹 카운티 의회 진출은 공공안전, 교통, 주거, 기후변화 대응 등 지역사회의 중요 현안 해결에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정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피터 권의 킹 카운티 의회 출마가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워싱턴주 전체의 중요한 정치적 도전이라며, 오는 8월 예비선거에서의 성공을 위해 한인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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