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마 중앙장로교회에서 5월 3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한국의 노래와 문화가 울려 퍼졌다.
재미한국학교 서북미지역협의회(NAKS Northwest Chapter,회장 윤세진·이사장 조승주)가 주최한 제31회 합창대회가 400여 명의 참석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전통에 따라 서북미 지역협의회 합창단의 국민의례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이형석 담임목사의 기도와 윤세진 회장의 개회사로 축제 분위기가 고조됐다. 특히 이용욱 시애틀 한국교육원장은 축사와 함께 ‘거위의 꿈’을 직접 열창해 참석자들에게 깜짝 선물을 선사했으며, 정다운 부이사장도 축사를 통해 한국어 교육과 문화 계승에 힘쓰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워싱턴주, 알라스카, 오레곤주에서 모인 참가 학교들은 대면과 온라인을 통해 경연을 펼쳤다. 엘칸토 합창단의 이수진 지휘자와 서동수 지휘자가 심사를 맡아 전문적이면서도 따뜻한 평가를 제공했다.
치열한 경연 끝에 ‘꼭 안아줄래요’를 선보인 타코마 삼일한국학교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금상은 ‘대한이 살았다’를 부른 평안한국학교가 차지했으며, 은상은 타코마 제일한국학교(‘다 잘될 거야’)와 타코마 한국학교(‘천 개의 바람이 되어’)에게 돌아갔다. 특히 타코마 한국학교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죽은 자가 산 자를 위로한다는 깊은 의미를 담은 곡으로, 합창과 함께 학생들이 틈틈이 배운 수화를 선보여 관객들에게 더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동상은 앵커리지 한국학교(‘통일아리랑’), 오레곤 에덴한국학교(‘꿈꾸지 않으면’), 오레곤 벧엘한국학교(‘도라지 타령’)가 수상했으며, 포틀랜드 대건한국학교는 ‘홀로 아리랑’으로 인기상을 받았다.
지난해 대상을 수상했던 코가한국학교는 앵콜송으로 ‘뚱보새’를 불러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순간도 있었다. 타코마 지역의 스테디엄 고등학교, 마운트 타호마 고등학교, 지오드로니 중학교 학생들이 보내온 영상 축하 메시지는 한국어 교육이 공립학교로 확대되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었다. 워싱턴주 내 공립학교에서 한국어를 외국어로 채택하는 학교들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이번 합창대회는 한국어 교육의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합창대회는 단순한 음악 경연을 넘어 참가 학생들이 한국의 노래와 정서를 공유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성장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어린이날을 맞아 열린 이번 행사는 노래를 통해 한국 문화를 배우고 즐기는 차세대 한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로 울려 퍼진 노래는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과 서로를 향한 따뜻한 응원이 되어 참석자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어와 문화를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재미한국학교 서북미 지역협의회의 헌신이 돋보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