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회장 황규호)가 3월 14일 라마다 호텔에서 2026년 1분기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대내외 정책 추진 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포틀랜드지회와 앵커리지지회, 몬태나, 아이다호에서 온라인으로 함께한 위원들을 포함해 약 80명이 대면·비대면으로 참석했다. 협의회 창설 이래 처음으로 화상 연결을 시도한 이번 회의는 김순아 간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황규호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란·미국·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장기화 가능성마저 있는 불안정한 국제 환경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통일을 이루어 나가야 하는 과제는 결코 쉽지 않다”고 진단하면서도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욱 지혜를 모으고 함께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인 민주평통이 자문기구 역할을 넘어 공공 외교 기능까지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자문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포틀랜드지회에서는 송영욱 지회장을 포함한 6명이 눈 산사태로 5시간이 걸리는 귀갓길을 감수하며 참석해 각별한 감사를 받았다. 앵커리지지회 손석근 지회장도 화상으로 인사를 전했다.
지세준 정책연구분과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 공존 정책을 4개 항목으로 나눠 설명했다. 이 정부의 정책 목표는 남북 간 평화 공존 제도화, 한반도 공동 성장 기반 구축,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 실현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은 한중·한일 정상회담을 연달아 열며 중국에는 남북 관계 개선 중재 역할을, 일본에는 한반도 평화 구축 협력을 요청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서울-평양-베이징 고속철 건설, 대북 보건의료 협력, 원산갈마 평화관광, 광역두만강개발계획 등 4대 남북·국제 협력 구상도 북한에 전달해 달라고 중국에 요청했다고 지 위원장은 설명했다. 국제 환경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및 마두로 대통령 압송,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중동 긴장 고조, 북한의 군사분계선 국경화 작업에 따른 월경 사태 등 혼란스러운 정세를 상세히 짚었다.
주제 설명에 이어 자문위원들은 테이블별 토론을 거쳐 세 가지 설문 문항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첫 번째 문항인 ‘남북 관계 재정립과 평화 공존을 위해 우리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에 대해 이종훈 통일교육자문위원은 “현재 북한이 통일 지향 기조를 사실상 철회한 상황에서 통일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전쟁 방지와 평화 공존의 기반 유지에 정책 초점을 두어야 할 때”라며 군 통신선 복원,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9.19 군사합의 복원, 이산가족 상봉과 보건 협력 등 인도적 교류 재개, 평화 공존의 단계적 제도화, 재외동포 역할 활용, 차세대 통일 교육 방향 재정립 등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지가슬 청년분과 위원은 “남북 대화가 끊겨 있는 상황에서 대화를 먼저 시작해야 평화 공존 원칙 수립도 가능하다”며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한 법·제도 정비와 연락 채널 복원의 선행을 강조했다.
두 번째 문항인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핵심 정책 방향’에 대해 조승주 기획분과 위원은 “수십 년간 북한에 좋은 제안을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단절되는 상황이 반복돼 온 만큼 제3자, 즉 국제사회의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김용규 공공분과 위원은 현재 한국이 전시 작전권을 미국에 위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작전권 환수와 종전 선언 추진이 평화 협정 체결로 나아가는 전제 조건”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진보 정부 시절 남북 대화가 활발했을 때 코스피 상승률이 보수 정부 때보다 현저히 높았다는 사실이 평화가 남한 경제에도 직접적인 이익”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민재 전 지회장은 “딱딱한 방법보다 민간 차원의 문화 교류, K팝 교류, 남북 공동 올림픽 팀, 남북 언어 공동화 추진 등 저항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방법부터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 번째 문항인 ‘한반도 평화 경제와 공동 성장의 미래를 위한 중점 과제’에 대해 포틀랜드지회 임부홍 위원은 UN 산하 세계식량기구·유니세프와 함께 20년간 북한을 직접 방문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스스로가 일어설 수 있는 경제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 대교, 러시아 연해주-나선 경제특구 개발 등 북·중·러 경제협력 흐름을 소개하며 남한도 공동 경제특구 조성에 참여해 남·북·중·러 경제권을 통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오명규 위원은 워싱턴주 소속 연방 하원의원 매릴린 스트랙드가 한반도 평화 법안 발의에 서명한 사실을 소개하며 “유권자로서 이런 법안에 관심을 갖고 지역 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강두현 청년분과 위원은 “기후·환경, 관광, 인프라 등 남북이 서로 의존할 수 있는 분야부터 협력하는 것이 국민들이 평화를 직접 체감하게 만드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윤혜성 통일교육분과위원장은 오는 4월 25일 오후 2시 벨뷰 시청 공개홀에서 열리는 ‘2026 청소년 통일 골든벨’ 행사를 소개했다. 현직 교사와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출제위원회가 한국의 역사와 통일 비전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맞춤형 문제를 개발했으며, 예상 문제집이 미리 배포되어 사전 준비가 가능하다.
본 행사에 앞서 4월 1일까지 온라인 콘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윤 위원장은 “공립학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는 학교가 늘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생들의 참가 신청이 특히 뜨겁다”고 밝혔다. “통일은 머리로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평화여야 한다”는 것이 이 행사를 준비하는 기본 철학이다. 자문위원들에게는 주위 청소년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성교 문화예술분과위원장은 3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 온라인으로 접수 중인 ‘시애틀 통일 문학상 공모전’을 상세히 안내했다. 한반도 분단과 통일을 주제로 한 이 공모전은 재외동포들의 목소리를 담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김 위원장은 강조했다. “고국에서 통일에 대한 목소리가 보여진 적은 있었지만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사는 재외동포들의 디아스포라 이야기를 담는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다.
현재 통일을 직접 경험한 독일 교포 문인협회, 두만강을 공유하는 중국 한인 문인협회, 인도네시아·호주·하와이·뉴욕 한인 문인협회 등과 소통하며 폭넓은 참여를 이끌고 있다. 회의 당일에도 시 3편이 실시간으로 접수됐다.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기념일을 마감일로 삼은 것도 이 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려는 의도다.
오보경 재무차장은 제22기 출범 이후 2025년 11월~12월 재정 현황을 보고 후 이흥복 사무국장은 사무처 지원금 집행 내역을 별도로 보고했다.
황규호 회장이 발표한 2분기 사업 계획은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이미 진행된 행사로는 제22기 출범회의, 앵커리지지회 송년회, 시애틀협의회 분과위 워크숍, 포틀랜드지회 출범회의·고 이해찬 수석부의장 추모식, 강연회 및 의장 표창 전수식 등이 있다.
오는 3월 28일에는 시애틀총영사관과 공동 주최로 청년 컨퍼런스가 열리며, 5월 23일에는 앵커리지지회의 차세대 통일 리더십 행사도 예정돼 있다. 다음 정기회의는 5월 16일이며 대면과 화상회의를 병행한다. 이날 의견수렴에서 수집된 자문위원들의 제안은 정리 후 사무처에 전달되어 민주평통 정책 건의에 반영될 예정이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사진=김승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