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술기업들, 시애틀 대신 벨뷰로”…20년 경쟁 판도 바뀌나

월스트리트저널 "깨끗한 거리·좋은 학교·낮은 범죄율" 벨뷰 극찬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시애틀 대신 벨뷰를 선택하는 기술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9일 보도하면서, 워싱턴 호수를 사이에 두고 수십 년간 이어진 두 도시의 경쟁 구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WSJ은 “기술기업들, 이 그림 같은 시애틀 교외 도시에 열광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벨뷰의 깨끗한 거리, 우수한 학교, 낮은 범죄율, 증가하는 새 오피스 공간이 틱톡, 오픈AI, 스노플레이크 같은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애틀 시의회 전 의원 피터 스타인브루크는 WSJ에 “시애틀의 경제 확장 영광의 날이 끝났고 추는 이스트사이드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벨뷰 상공회의소는 이번 주 뉴스레터를 통해 이 기사를 적극 홍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벨뷰에 주목하고 있는데, 우리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며 “우리의 작은 기술 천국에, 마침내 전국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것을 알아차리는 것 같다. 벨뷰는 정말 멋지다”고 자평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기술 인력이 워싱턴 호수 동쪽과 서쪽 중 어디에서 일하는 것이 더 나은지를 놓고 불붙은 시애틀 대 벨뷰 논쟁에 또 다른 불씨를 던졌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스노플레이크의 워릭 테일러 부사장은 “우리 건물 창밖으로 산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애틀에서도 같은 전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 스노플레이크는 지난 6월 벨뷰 스프링 디스트릭트의 새 오피스로 700명 이상의 직원을 이전했다.

린 로빈슨 벨뷰 시장은 스노플레이크 개관식에서 테이프를 자르며 “항공사들이 말하듯이 ‘다른 도시를 선택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를 선택해주셔서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두 도시 간의 우호적인 경쟁은 수십 년간 지속돼왔고, 약 7년 전까지만 해도 시애틀이 압도적 우위였다. 젊은 기술 인력들은 일자리와 혁신뿐 아니라 문화를 위해서도 에메랄드 시티 시애틀에 있어야 했다.

그러나 2018년 시애틀 시의회가 아마존에 직원 1인당 275달러의 고용세를 부과하려 하면서 아마존과 시애틀 당선 공직자들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그 이후 아마존은 벨뷰 다운타운에서 빠르게 성장했고, 새 건물들에 계획된 2만5천 명 중 1만4천 명의 직원을 배치했다.

아마존이 본사의 지역적 확산을 추진하는 가운데,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은 지난달 시애틀이 여전히 벨뷰보다 우위에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시애틀의 다양성, 예술, 음악, 레스토랑, 혁신 역사를 언급했다. 해럴 시장은 시애틀의 새 워터프론트 AI 하우스를 자랑하며 “벨뷰가 이 스타트업 허브 아이디어를 낸 게 아니라 시애틀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애틀 다운타운 중심부가 팬데믹에서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벨뷰의 일부는 기회를 보고 있다. 높은 오피스 공실률과 일부 주요 소매업체들의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벨뷰의 개발 및 관리 회사인 하인즈의 글로벌 부동산 책임자 스티브 루스만은 WSJ 보도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것이 전부인데 시애틀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두 도시 간 경쟁은 수십 년간 대체로 우호적으로 진행돼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기술기업들의 이동과 함께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WSJ 보도의 핵심이다. 시애틀이 여전히 더 큰 도시이자 문화 중심지이지만, 벨뷰가 깨끗함과 안전성, 비즈니스 친화적 환경으로 기술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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