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항보안검색 24년 ‘신발벗기’ 해결

7월 7일부터 전국 공항서 시행...첨단 스캐닝 기술로 신발 착용 상태 위협 탐지 가능

미국 교통보안청(TSA)이 24년간 이어져온 공항 보안검색 시 신발 탈의 의무를 전면 폐지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도입된 대표적인 보안 조치 중 하나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CBS뉴스와 ABC뉴스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TSA는 7일부터 일반 보안검색대에서도 승객들이 신발을 벗지 않고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날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과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취재진들이 직접 확인한 결과, 승객들이 신발을 신은 채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CBS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 포트로더데일 국제공항, 신시내티-켄터키 국제공항, 포틀랜드 국제공항, 필라델피아 국제공항, 노스캐롤라이나 피드몬트 트라이어드 국제공항 등이 첫 시행 공항에 포함됐다.

TSA는 공식 발표에서 “현대적인 스캐닝 장비가 이제 승객이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도 잠재적 위험물을 탐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에 TSA 프리체크 프로그램 이용자들에게만 제공되던 혜택이었다.

전 TSA 직원이자 여행 뉴스레터 ‘게이트 액세스’를 운영하는 케일럽 하몬-마셜은 “이 정책 변화는 승객들에게 좋은 소식이며 오래전부터 이뤄졌어야 할 조치”라며 “TSA 직원들도 이제 더 신속하게 승객들을 검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불가능했지만 기술이 크게 발전해 TSA 직원들이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도 위험물을 탐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승객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신발 탈의 규정은 2001년 12월 22일 리처드 리드가 파리에서 마이애미로 향하는 아메리칸항공 63편에서 신발에 숨긴 폭발물을 터뜨리려 시도한 ‘신발폭탄 테러’ 사건 이후 도입됐다.

당시 승객들이 리드를 제압해 폭발을 막았고 항공기는 보스턴에 안전하게 착륙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TSA는 2006년부터 모든 승객에게 신발 탈의를 의무화했다.

이번 정책 변화로 5년간 78-85달러를 지불하고 신속 검색 혜택을 받는 TSA 프리체크 프로그램의 가치가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몬-마셜은 “프리체크 프로그램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며 “일반 승객들이 신발을 벗지 않는 등의 혜택을 누리게 되면 프리체크의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프리체크는 여전히 전용 대기줄 이용, 노트북과 액체류를 가방에서 꺼내지 않아도 되는 혜택, 가벼운 재킷과 벨트 착용 가능 등의 장점을 제공한다.

새로운 정책에도 몇 가지 예외가 있다. REAL ID를 소지하지 않은 승객들은 여전히 추가 검색을 받아야 하며, 이 경우 신발을 벗어야 한다. REAL ID는 2025년 5월부터 완전히 시행된 연방 신분증 기준이다.

또한 보안검색 과정에서 알람이 울리거나 추가 검색 대상으로 지정된 승객들은 여전히 신발을 벗어야 한다.

이번 정책 변화는 TSA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마이크 리 상원의원은 TSA 폐지를 주장하며 항공사가 직접 승객 검색을 담당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신발 탈의 규정을 “보안 극장(Security Theater)”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해왔다. 이는 실질적인 보안 효과는 미미하면서 가시적인 보안 조치를 통해 안전하다는 인상만 주는 것을 의미한다.

TSA 대변인은 “TSA와 국토안보부는 항상 승객 경험을 개선하고 강력한 보안 태세를 유지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보안 절차의 잠재적 업데이트는 공식 채널을 통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TSA는 액체류 반입 제한 규정은 2040년까지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신발 규정 폐지와 대조적인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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