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왕실 지위 박탈에 불만을 품은 덴마크의 요아킴 왕자가 내년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주할 계획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덴마크 일간 B.T.는 4일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의 차남으로 덴마크 왕위 계승 서열 6위인 요아킴 왕자가 내년 하반기에 가족과 함께 미국 워싱턴DC로 거주지를 옮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9월 마르그레테 2세는 왕족의 규모를 줄이는 유럽 왕실의 추세에 따라 니콜라이, 펠릭스, 헨리크, 아테나 등 요아킴 왕자의 네 자녀로부터 왕실 일원으로서의 지위를 박탈한다고 공표했다. 이로써 요아킴 왕자의 자녀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왕자와 공주의 지위가 소멸되는 대신 백작 등의 칭호로 불리게 된다.
앞서 요아킴 왕자는 “여왕이 지위 박탈 발표를 하기 5일 전에야 이런 사실을 통보받았다”라며 “자녀가 상처받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분노했다.
요아킴 왕자의 첫 번째 아내인 알렉산드라와 두 번째 아내인 마리 왕자비 역시 여왕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알렉산드라는 “‘마른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결정에 두 아들이 거부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마리 왕자비는 “아테나 공주가 학교에서 이 일로 놀림을 받았다”라며 심경을 전했다.
덴마크 왕실은 “요아킴 왕자에게는 자녀들의 왕실 지위 박탈 결정을 5월에 이미 알려줬다”라고 반박하며 “요아킴 가족의 당혹감을 이해하지만 왕실이 미래에도 존속할 수 있도록 하려는 여왕의 소망이 존중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르그레테 2세는 “내 자녀들과 며느리, 손자들이 나의 큰 기쁨이자 자랑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 가족이 이 상황을 잘 헤쳐나가 평안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마르그레테 2세의 큰아들인 프레데릭 왕세자의 자녀 4명은 왕실 지위를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