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트럭 업체 리비안자동차 주가가 10일(이하 현지시간) 폭락했다. 7일 밤 지금까지 생산한 자동차 거의 전량에 해당하는 12만여대 리콜을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리비안은 문제가 되는 차량이 이 가운데 약 1%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고, 결함을 해결하는 것 역시 간단해 큰 비용은 들지 않을 전망이지만 리비안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리콜에 따른 생산차질 우려가 겹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다만 장 초반 10% 넘던 낙폭이 오후로 접어들어 좁혀지면서 7% 초반으로 떨어지기는 했다.
리비안은 이번 리콜이 만일을 대비한 이중 점검 차원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타이어와 조향장치를 연결하는 부문의 연결부위가 느슨하게 조여져 소음과 진동이 있을 수 있고, 조향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어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리비안은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차가 제멋대로 움직여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칫 바퀴가 차체에서 분리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이 지난 달 말까지 생산한 전기 픽업트럭 R1T,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는 전량 리콜한다. 또 아마존에 납품한 배달용 전기밴 EDB 가운데 일부도 리콜하기로 했다. 모두 1만2212대를 리콜한다. 지난해 후반 생산을 시작한 리비안은 지금까지 약 1만3000대를 생산했다.
리비안은 미 전기차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업체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11월 기업공개(IPO)에서 관심이 집중되면서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리비안 2대 주주인 아마존과 2019년 전기밴 10만대 납품 계약을 맺으며 승승장구해왔다. 그러나 올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월 기존 주문 차량 가격을 인상하고 올해 생산목표는 절반으로 줄인다고 발표해 주가가 바닥을 잃고 추락했다.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번 대규모 리콜은 리비안 추락에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리비안 투자자들이 지금 같은 혼란스러운 장세에서 결코 원하지 않는 것이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줄 바로 이 같은 대규모 리콜”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브스는 “리비안은 지금 월스트리트에서 탈탈 털리고 있고, 경영진에게 스스로를 증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리비안은 이번 리콜로 이 난관을 극복하는 일이 조금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리비안이 이번 리콜로 “평판이 훼손됐다”고 못박았다. 리비안은 이날 2.47달러(7.28%) 폭락한 31.48달러로 주저 앉았다. 올들어 낙폭은 70.5%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