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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달러’ 시대 돌입…달러, 석 달 내리 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 속에 미 달러화 가치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달러는 6월, 7월에 이어 8월까지 석 달 내리 오름세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경제가 ‘킹 달러’ 시대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달러는 이미 유로화에 대해 ‘1유로=1달러’ 패리티 시대를 다시 열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해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 방아쇠가 당겨졌고, 이 같은 금리인상으로 경제가 둔화된다고 해도 다른 주요국 경제 흐름보다는 나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달러 강세에 속도가 더해지고 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올들어 14% 상승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6일 잭슨홀 연설에서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연준이 계속해서 큰 폭의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못박은 뒤에는 상승세에 탄력이 더 붙었다.

달러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유로는 에너지 위기로 맥을 못 추고 있다.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죄한다며 유럽이 경제제재에 나선 뒤 러시아가 그 보복으로 유럽에 에너지 공급을 대폭 줄였고, 그 충격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경제는 침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30일 러시아가 예정대로 ‘유지보수’를 위해 9월 2일까지 사흘 간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가동 중단에 들어가 에너지 위기는 심화하고 있다.

유럽 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독일 업체들을 비롯해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공장 가동이 잇달아 중단되는 등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제는 만신창이가 돼 가고 있다.

유니언인베스트먼트의 채권 부문 책임자 크리스티안 코프는 “모든 요인들이 달러 추가 강세 한 방향만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코프는 “달러는 (유로와 달리) 에너지 수입에서도 자유롭다”면서 “특히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과 같은 에너지 가격 폭등세에 크게 휘둘리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오름세는 8월로 석 달째다. 6월 이후 3개월 간 유로는 달러에 대해 6.6%, 영국 파운드는 7.4% 가치가 하락했다. 일본 엔과 스위스 프랑 역시 이 기간 각각 7.1%, 1.5% 가치가 내렸다.

달러 강세를 이끄는 최대 배경은 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 드라이브다. 금리 차이를 노리고 투자자들이 유로, 엔 등을 팔아 미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달러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강도 금리인상 예상으로 미 국채 수익률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고,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가격은 하락해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자들이 미 국채 매수에 나서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히 반응하는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0일 3.497%까지 올라 2007년 이후 15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31일에는 소폭 하락해 3.438%를 기록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미국의 높은 금리와 킹달러는 신흥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높이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흥국 자금이 고금리를 노리고 달러로 갈아타면서 자본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달러표시 채무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이다.

킹달러 시대에 접어들면서 신흥국들이 발행한 달러표시 채권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높아져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스리랑카는 5월 대외채무지급 중단을 선언해 사실상 디폴트했고, 파키스탄, 이집트, 튀르키예, 가나, 동유럽의 체코와 헝가리 역시 위험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강달러를 넘어 킹달러 시대에 접어든 달러 초강세는 조만간 멈출 것으로 기대하기도 힘들다.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내리는 것이 연준의 목표라면서 내년에도 고강도 금리인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7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5% 폭등했다. 대서양 건너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고강도 금리인상으로 전환할 전망이라는 점도 신흥국들에는 불리하다. 추가 자본이탈과 채무부담 가중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8월 전년동월비 물가상승률은 9.1%로 사상최고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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