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연내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세계 경제가 1970년대 오일쇼크를 연상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로런스 린지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다음 분기(7~9월)에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력이 잠식 당하고 있다며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여야 할 처지라고 밝혔다.
린지는 지난 1991~97년 연준 이사를 지냈으며 현재 미 워싱턴DC 소재 경제 자문기관 린지그룹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린지는 미국 인플레이션률이 앞으로 더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이 2개월 연속 1%를 마지막으로 넘은 것은 1980년 여름이다. 지난 2월 미국의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8%였다.
린지는 물가상승세가 구매력을 2%p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 같은 충격이라면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 노동부의 통계에서 미국 근로자들의 실질 소득은 지난 2월까지 12개월동안 인플레이션 반영을 포함해 2.6% 떨어졌다. 린지는 또 앞으로 현재 8%에 가까운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통제되려면 멀었다며 “기준금리를 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인상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 겸 CEO가 이날 경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재계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다이먼은 이제 회복세로 접어든 지 2년도 채 안 된 세계경제가 다시 심각한 침체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대한 러시아 제재는 최소한 세계 경제 둔화를 유발할 것”이라면서 “아마도 상황은 (이보다도 더) 쉽사리 악화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지난주 단기 금리 기준물인 미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기 금리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보다 높아지는 이른바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장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다이먼의 경고가 나왔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들이 지금의 장단기 금리역전과 치솟는 유가, 인플레이션 등은 오일쇼크 당시인 1973년을 연상시킨다고 우려한 것과 마찬가지로 다이먼도 지금과 당시가 닮았다고 경고했다. 전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함께 빚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공급충격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금보다 더) 많은 제재들이 더해질 것”이라면서 “이는 극적으로, 그리고 예상 불가능할 정도로 (경제적) 충격을 확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