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132명을 태운 중국 민간 항공기가 추락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여객기가 추락 직전 8.8㎞(2만9000ft)를 급강한 것에 대해 의아함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CCTV에 따르면 지난 21일 승객 132명이 탑승한 중국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800NG(MU5735)는 이날 오후 중국 남부 광시장족자치구 우저우 텅현에 있는 산에 추락했다.
이는 지난 10년 발생한 중국 최악의 항공사로 꼽히고 있다. 한 외신은 베테랑 추락 조사관들의 발언을 인용해 여객기가 순항 고도(안전한 비행을 위해 유지해야 하는 적절한 해발 고도)에서 추락한 적은 있지만 이번 사고처럼 극단적인 형태의 추락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 안전 컨설턴트이자 전 보잉737 조종사였던 존 콕스는 “이것은 특이한 프로파일”이라며 “비행기에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에 따르면 사고 직전, 이 여객기는 목적지에서 약 100마일(160.93㎞) 떨어진 지점인 고도 2만9000ft에서 정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이 여객기는 당시 몇 초 만에 분당 3만ft(9144m)의 속도로 추락했다. 약 1분 35초 사이에 거의 2만6000ft(7924㎞)나 급락했다. 여객기는 급강하는 약 10초간 멈췄으며 잠시 상승했지만 다시 급강하했다.
제프 구제티 전 미 연방항공청 사고조사국장은 이에 대해 “매우 이상하다”고 평가했다. 플라이트레이더24는 잠정적 자료라는 점을 경고하며 여객기가 직선으로 이동한 점, 여객기 응답이 여전히 작동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폭탄 테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공중에서 분해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조사관들은 여객기가 갑자기 순항고도에서 떨어진 적은 있지만 이번 사고와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6월 대서양에서 추락한 에어프랑스 447편은 중국 여객기보다 훨씬 더 느리고 불규칙하게 떨어졌으며, 2019년 아틀라스 에어 월드와이드 홀딩스 소속 화물기 추락했을 때도 이번 사고만큼 빠르게 추락하지는 않았다.
중국 여객기만큼 빠른 경우도 있긴 했다. 1997년 실크 에어 737-700은 분당 3만8000ft 속도로 추락했다.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조종사가 고의로 추락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해당 사고의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벤자민 버만 전 NTSB 조사관은 “중국 여객기 추락 원인이 아직 무엇인지 결론을 내리기 이르다”며 “어떤 종류의 오작동, 조종사의 실수 등 많은 시나리오를 생각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잉 737-800은 다른 제트기와 같이 일반적으로 가파른 각도로 추락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는 조종사의 극단적 노력이나 매우 이례적인 오작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