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간 외계인 추적…망원경 아레시보 결국 붕괴

미국령 푸레르토리코에 위치, 반세기 넘게 우주탐사에 기여, 영화 '콘택트' '007'에도 등장

지난 57년 동안 인류의 우주탐사에 막대한 기여를 했던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이 결국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CNN에 따르면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1일(현지시간) 발표에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항구 근처에 위치한 망원경의 상부 구조물이 무너져 바닥의 접시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NSF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밤에 상부 구조물이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번 사태에 깊은 슬픔을 느끼며 학계를 보조하고 푸에르토리코 주민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외신에 따르면 낡은 케이블에 매달려 있던 수신기가 1일 오전 8시 무렵에 접시 바닥으로 추락해 접시와 수신기 모두 파손됐다.

1963년에 건설된 아레시보 망원경은 당초 미 국방부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을 위한 시설로 지어졌으나 약 57년 동안 전파 망원경으로 활용되면서 세계 천문학계의 굵직한 진보를 이뤄냈다. 직경 305m의 망원경은 세계 최대 규모였지만 2016년에 중국이 직경 500m짜리 전파 망원경 ‘관톈쥐옌’을 건설하면서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아레시보 망원경에 딸린 천체 관측소에서는 외계 행성 연구와 소행성 추적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외계 생명체 탐사도 이뤄졌다. 망원경은 1997년 미국 SF 영화 ‘콘택트’와 1995년 007 시리즈 ‘골든아이’에도 등장했다. 폐쇄 전까지 연간 9만명이 찾는 유명 관광지였다.

망원경은 접시 주변에 3개의 탑이 약 900t 무게의 수신기를 철제 케이블로 붙잡고 있는 형태로 이미 지난 8월에 보조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접시를 강타해 표면에 흠이 패였다.

지난달 6일에는 메인 케이블까지 끊어지면서 접시를 추가로 망가뜨렸다. 기술자들은 수리를 하려다 추가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망원경을 폐쇄하고 해체하기로 했다.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2만8000명의 미국인들이 백악관에 청원을 올려 아레시보 망원경 해체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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