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대법관 후임 지명이 주요 변수로 부각

미국 대통령 선거의 불확실성이 더 높아졌다. 미 진보 판사의 아이콘인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연방대법관이 18일 별세하면서 후임 대법관을 누가 지명하느냐를 놓고 여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긴스버그 대법관이 유언으로 자신의 후임은 11월 3일 대선에서 선출된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고 밝혔고, 여론조사에서도 미 유권자 과반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지체 없이’ 대법관을 지명하겠다고 선언했고,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대표는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면 상원이 표결에 나설 것이라고 못 박았다.

미 연방 대법관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에서 인준한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에서 과반인 53석을 차지해 표결에 들어가면 후보자에게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무난히 통과될 수 있다.

고 긴스버그 대법관 후임 지명이 미 대선의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을 강행하면 그러잖아도 갈린 여론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수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의 일리야 샤피로 이사는 “안전띠를 단단히 매라”면서 긴스버그 후임 지명 이슈로 인해 그러잖아도 미쳐 돌아가는 시국이 더 높은 긴장 속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샤피로는 “미국내 (보수-진보) 양극화와 낮은 신뢰도를 감안할 때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영역으로 빠져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민주당이나 공화당 모두 긴스버그 승계 싸움에서 승리하면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 동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도 공석인 대법관 지명을 둘러싸고 보수세력을 결집해 선거판을 유리하게 만들었던 이력이 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는 대학시절 성폭행 의혹을 받은 브렛 캐버너프 대법관 임명을 강행해 민주당, 특히 여성 유권자들을 결집하게 만드는 후폭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에게 밀리고, 민주당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흔들리는 공화당 표심을 잡으려 하는 가운데 트럼프가 2016년에 그랬던 것처럼 대법관 지명 이슈로 지지층 결집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16년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도 당시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엔 가만히 지켜만보고 있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 뒤 보수성향 대법관 임명이 급격히 늘어난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퓨 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유권자들보다 민주당 유권자들이 대법관 임명 문제를 더 중요한 이슈로 간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스버그 대법관 별세 뒤 민주당 지지자들의 선거자금 기부도 급증했다. 민주당 선거기금모금 플랫폼인 액트블루는 긴스버그 별세 직후 자금 모금 신기록을 세웠다. 18일 밤 9시에서 이튿날 오전 9시까지 3100만달러가 걷혔다.
진보계열 시민단체 ‘정의 요구(Demand Justice)’의 선임 자문 크리스토퍼 강은 새 대통령 취임 이후 긴스버그 공백을 메우도록 하기 위해 1000만 달러를 지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법관 지명을 둘러싼 정쟁은 민주당이 공화당의 낙태·보건·총기통제에 대한 입장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문제는 이번 대선에서 부유한 교외지역의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이슈이다. 강은 “공화당이 이에 관해 인기 없는 입장을 택하게 될 것”이라면서 “대법관 후보 한 명 지명으로 이 모든 것이 명확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분에서도 공화당은 민주당에 밀린다.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는 2016년 당시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보수 대법관의 이아콘이었던 앤터닌 스칼리아 대법관 후임자 지명에 나서자 후임자는 차기 대통령이 뽑아야 한다며 지명을 막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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